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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석 칼럼] 싸우기만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2024. 04. 17 by 정연석
강원 고성군 건봉사 일원의 봄꽃 / 연합뉴스 이미지 제공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선거 운동 할 때의 간절함을 모두 내동댕이친 것처럼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것이 꼴불견이다.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유권자들을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 나와서 한 표를 호소할 때는 마치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하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안하무인이다. 간신히 당선됐으면 최소한 고마운 척이라도 하는 시간이 한두 달은 돼야 하지 않을까?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던 그 많던 후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아직 22대 국회가 시작도 하지 않았다. 21대 국회가 아직 남아 있다.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국회가 되기를 원하는 국민의 희망은 물거품이 될 조짐이 크다. 여당은 여당대로 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지를 돌아보고 조직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 야당도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더군다나 힘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는 교만하고 어리석은 것이다. 민심의 바다는 항상 변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에 회초리를 든 국민이, 다음 선거에서 야당을 심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민생 안정을 위해 힘을 합칠 때다.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국민의 삶을 드높이기 위해 봉사해야 할 국민의 대리인이, 국민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쟁에만 매달리면 본분을 망각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은 불안하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위험에 불안하고, 북한의 도발이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불안해 한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 물가가 올라서, 생활이 힘들어질까 걱정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먹고 사는 문제가 불안하다.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큰 손들이 빠져나가고, 동네 빵값도 서민들이 느끼기에 너무 비싸다. 사과와 파 가격만 비싼 것이 아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누가 되든지 국무총리가 누가 되든지, 국민을 잘살게 하는 사람이면 족하다. 정치공학적으로 따질 때가 아니다.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심을 이해한다. 비판만 하고 말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은 모든 국정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소속 정당이 달라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가를 잘 이끌도록 믿고 돕는 풍토가 필요하다.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끌어내리고자 시도하는 거대 야당의 모습에, 국민은 마음이 편치 않다.

정치가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

협치를 외치는 야당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1년이 넘도록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대통령을 불통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대통령이 불통이었고 협치를 안 한 것은 아니다. 도어스텝핑을 통해 매일 기자들과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처음에는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 방송사 기자의 튀는 행동이 있고 난 뒤에 중단됐다. 야당과의 소통도 그렇다. 국정의 파트너로 대접받지 못하는 야당과 이재명 대표 스스로 본인에게는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총선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국민에게 그동안의 부족함을 반성하는 마음을 여러 번 밝혔다. 민생을 강조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고, 여전히 불통의 고집을 보였다고 비판할 만했다. 다르게 보면, 국민이 보기에 좋도록 굴복하는 용기를 억누르고, 정직하게 속마음을 표현한 것일 수 있다. 국민 각자가 접하는 정보의 차이를 인정해야 역지사지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 여야 모두 일방적인 주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서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은 지도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못 잡아먹어서 으르렁댈 것이 아니라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해야 한다. 저 인간은 인간도 아니야, 라고 말하지 말자. 인간이 아니면, 로봇이라는 말인가?

칼럼니스트 소개

정연석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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