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의원 “바다이야기 참사 20년, 정부는 교훈 잊었나”…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전검토 비판

최 의원, 국감서 국무조정실 과거 보고서 제시…“당시 정책 실패와 닮은꼴” “규제완화 이유로 영향분석·공청회 없어”…금융규제 완화에도 사전심사 의무화 촉구

2026-10-13     신성대 기자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대구 동구·군위군갑)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서 사전 영향평가와 공론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의 정책 결정 절차를 비판했다.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정부가 작성한 정책 실패 분석 보고서의 교훈이 이번 금융상품 도입 과정에서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최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상대로 질의하며 국무조정실이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작성한 ‘사행성게임 정책의 문제점과 교훈’ 보고서를 제시했다. 당시 사행성 게임 규제완화 과정에서 드러난 정책 검토의 한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도 반복됐다는 취지다.

바다이야기 사태는 2006년 성인용 게임장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사행성 논란과 사회적 피해가 불거진 사건이다. 당시 정부는 게임장 설립 규제완화와 경품용 상품권 허용 등을 추진했으며, 이후 국무조정실은 정책 실패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최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는 당시 공청회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등 절차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검토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사행성 게임장의 급격한 확산과 사회문제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고, 정책 도입에 따른 비용과 편익, 부작용 및 대응책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최 의원은 이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비교하며 “보고서에서 ‘사행성 게임’이라는 단어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바꿔 놓으면 마치 이번 정책 실패를 분석한 보고서를 읽는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 의원은 과거 규제완화 과정에서는 공청회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등이 진행됐지만,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위한 대통령령 개정 과정에서는 규제완화를 이유로 규제영향분석과 규제심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별도의 공청회도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년 전 정부가 스스로 ‘요식절차’에 불과했다고 반성한 절차조차 이번에는 없었다”며 “국민의 재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험 금융상품을 도입하면서 사전 영향평가와 충분한 공론화 없이 추진한 것이 적절한 정책 결정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당시 국무조정실 보고서가 제시한 정책 교훈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민과 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큰 정책일수록 예상 가능한 부작용을 사전에 검토하고 예방책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영향이 큰 정책을 수립할 때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비경제적 영향까지 고려한 비용·효과 분석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최 의원은 “국무조정실이 직접 정책 실패를 분석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말자며 남긴 교훈”이라며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 그 교훈이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됐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완화에 대한 사전심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최 의원은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할 때 규제영향분석과 자체심사를 거치도록 한 행정규제기본법의 취지를 언급하며, 국민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규제완화에도 유사한 검토 절차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면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는 것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책무”라며 “규제를 푼다는 이유만으로 고위험 금융상품의 부작용에 대한 사전검토까지 면제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완화가 국민의 재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 규제완화라는 이름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국민의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규제 완화에도 규제영향분석과 자체심사를 의무화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정부가 진정으로 반성해야 할 것은 단순히 예측이 빗나갔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미 알려진 정책 실패의 교훈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여부”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관련한 사전 검토 절차를 재점검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