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공감터] MBC 직원 42%가 간부인 이유
[MBC노조 공감터] MBC 직원 42%가 간부인 이유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23.05.12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지는 다양한 언론계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소개하는 차원에서 [KBS방송인연합회]의 입장문을 원문 그대로 송출합니다.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의 일환입니다. 편집자주

- 최승호 때 입사 시기로 직급 결정
- 민노총 언론노조의 ‘승진 독식’

 과거 정상적인 경영 시절 거의 매년 정례적으로 실시하던 부장 이상 간부급 승진 인사가 언제부터인가 무원칙하게 오락가락하더니 올해엔 아예 없는 일이 되었다고 한다. 얘기인즉슨 MBC 안에 국장과 부장 등 간부급 직원의 숫자가 지나치게 많아서 취해진 조치라고 한다.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고과제도를 지향했던 과거 경영 시절에는 간부가 되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자, 조직 내 자기 성취를 이뤄가는 중요한 주춧돌이었다. 그러나 2017년 민노총 노조 경영진이 들어선 뒤로는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 기준은 붕괴하였고 오로지 민노총 노조에 대한 충성도와 정치 지향성만이 제일 승진 기준이 되는 웃지 못할 현실이 되어 버렸다. 

 2018년 5월 최승호 경영진은 과거 경영진이 설계해놓은 인사관리 제도를 전면 부정하고 ‘직급 인플레로 인한 역피라미드형의 구조개선’을 명분으로 새 인사제도를 내걸었다. 과거 경영진이 입맛대로 간부를 양산하는 바람에 회사 전체가 기형적인 간부 중심의 회사로 바뀌었다는 논리였다.

 당시 기획조정본부장이었던 조능희는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해 4단계 직급조정과 관련해 “기존의 7단계 직급체계가 직급 인플레를 초래하고 역피라미드형의 인력구조를 양산해 조직문화를 경직시키고 업무 수행의 비능률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8년 5월 기존 7단계의 직급을 4단계로 직급 조정한 후 현실은 어떻게 바뀌었는가? ‘근속연수에 의한 직급조정’이라는 희대의 시대 역행적 조치로 무려 624명을 승진시켰고 이런 와중에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전체 조직의 42%로 늘어나게 되었다. 과거 28% 정도였던 간부들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반면 전체 47%였던 사원급은 직급조정 결과 22%로 쪼그라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역피라미드를 조정한다고 시행한 제도가 오히려 일할 사람을 줄이고 관리자만 양산하는, ‘전사원의 간부화(?)’ 혹은 ‘초 간부 인플레’로 이어졌다. 승진 인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작금의 상황은 이미 그때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2018년 직급조정 이전과 이후를 도표로 살펴보면 이런 상황은 더욱 분명해진다. 한마디로 어설픈 외과수술이 상처를 더 깊게 만들었다.

(도표 1) 2018년 직급조정 전후 등급구조
2018년 직급조정 전후 등급구조

 더 큰 문제는 간헐적으로 단행된 승진 인사에서 오로지 민노총 노조원 중심으로만 승진했다는 사실이다. 2019년 정기인사의 경우 직원 내 민노총 노조원과 비조노원 비율이 76대 24였지만, 승진자 비율은 민노총 노조원이 무려 96%를 차지했다. 2021년에도 민노총 노조원 승진자가 95%에 달했다. 심지어 차장에서 국장으로 무려 3단계를 단기간 초스피드로 뛰어넘은 열혈 노조원도 숱하게 많았다. 회사 직원이 오로지 민노총 노조원만 있는 것도 아닌데 잇따른 승진 인사에서 민노총 노조원만 승진시키거나 초고속 승진마저 허용했다는 것은 그동안 인사 정책이 얼마나 편파적이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다. 

승진자 민노총 노조 독점 비율

 승진제도는 평가와 함께 인사관리라는 중요한 경영행위의 축을 이루는 요소이다. 회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일반 기업들은 대부분 조직원을 성과와 능력 위주로 평가하며 이를 기초로 유능하고 실적이 출중한 사람을 간부로 발탁하는 승진제도를 운영한다. 이런 인사시스템만이 조직원들에게 근로 동기를 자극하고 경쟁력 향상을 위해 헌신하도록 이끄는 신호등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잘 인식하기 때문이다.

 MBC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근속연수 기준’을 앞세워 사원들을 승진시키거나 민노총 노조에 대한 충성도만으로 간부를 발탁한다면 회사 경쟁력은 당연히 추락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 종식 이후 최근 회사 경영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실적이 급추락하고 있는 이유가 이런 배경에 기초하고 있다. 

2023년 5월 12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