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칼럼 1] 챗GPT 교육 활용에 따른 교육 현장의 변화
[김윤정 칼럼 1] 챗GPT 교육 활용에 따른 교육 현장의 변화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3.03.15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절에 대한 윤리 교육, 문과 과목 재조명 및 신설, 활용 방법론과 교사들을 연수할 연구 인력 학교 배치 등 필요

2022년 11월 30일 ‘ChatGPT’의 출현으로 그동안 말로만 듣던 인공지능 시대의 막이 올랐다. 그리고 그동안 개발되고 있던 인공지능 기술에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챗GPT를 쉽게 말하면 ‘Generative Pre-Tra’ned Transformer’의 약자로 기존에 미리 입력됐던 대본만을 갖고 대화하던 ‘연산형 변환기’에서 딥러닝을 통해 스스로 대답을 추론하고 만들어 내는 대화 봇으로 진화한 것을 말한다.

챗GPT의 출현에 가장 먼저 반응한 기관들을 교육계였다. 미국 전역 특히 뉴욕시 교육부는 모든 공립고에 챗GPT 사용금지령을 내렸다. 시애틀 공립고를 포함한 미국 내 각 대학도 사용을 막기 위해 자필 에세이 과제와 구술시험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인도, 호주, 홍콩 등 세계 여러 대학교도 사용금지령을 내렸다.

미국의 학교들이 챗 GPT 사용을 금지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필자는 바로 과거 썼던 논문 제목을 주고 챗GPT에게 목차와 선행연구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단 1분 만에 수년 동안 조사했던 내용들이 텍스트의 형태로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확인했다. 갑자기 흥분과 두려움이 느껴져 바로 윈도우 창을 닫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만들고 있던 다음 학기 영어 과목 수행평가 과제들도 검색해 보았다. 교사로서 내가 높은 점수를 줄 결과물들이 눈앞에 펼쳐졌고, 챗GPT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표절할 수 없을 만한 과제들을 내려고 고군분투했다.

최근 교육계에는 두 가지 큰 이슈가 있다. ‘고교학점제’와 ‘2022년 개정 교육’ 과정이다. 2025년 전면 시험을 앞둔 고교학점제의 교육 목적 중 하나는 미래 사회를 위한 역량 기르기이다. 특히 미래에 급변할 일자리를 위한 진로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같은 해 시행될 2022년 개정 교육 과정 역시 인공지능 및 첨단 기술에 적응하기 위한 과목을 신설한다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런 능력들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챗GPT의 교육적 활용은 불가피하다고 보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2025년 교육 현장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예상을 교사로서 2부에 나눠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첫째, 표절에 대한 윤리 교육을 시행할 것이다. 최근 챗 GPT가 나오면서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시, 그림 등의 작품들의 저작권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이미지와 동영상을 제공하는 기업인 ‘게티(Getty)’사가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인공지능 학습’에 자신의 회사 사진이 1,200만 장 이상이 사용됐다고 소송을 걸었다.

이외에도 많은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제아무리 인공지능이라고 해도 습득한 원 자료(Original Resource)에 대한 모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Han, X. 외(2018)에 따르면 초중등 인공지능 교육은 인공지능에 대한 사고 외에 사회적 책임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전·현직 고위층들도 표절이라는 범죄를 짓고도 잠시의 침묵으로 방관할 만큼 그동안 표절에 관한 교육이 전무후무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챗봇의 등장은 잘못하면 표절이라는 도마 위에 우리 선량한 미래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올릴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2022년 개정교육과정에서 표절 윤리와 책임감에 대한 교과목 신설은 불가피하다.

둘째, 설 자리를 잃어가던 문과 과목들이 다시 재조명을 받고 신설될 것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라는 용어가 아직은 낯설지 모른다. ‘프롬프트’란 쉽게 말해 인공지능 챗봇과 대화하기 위해 인간이 사용하는 지시 명령어를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좋은 지시 명령어를 생성하고 만족스러운 답을 끌어내는 신기술을 뜻한다.

챗GPT는 바야흐로 인공지능이라는 이·공과 적인 영역을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질문(프롬프트)을 활용해야만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는 문과 영역으로 확장해 줬다. ‘좋은 질문을 해야만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는’ 인공지능 챗봇 조수가 방금 생겼는데 사람들은 많은 질문을 시도해 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질문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이고, 다양한 지식과 내공이 쌓인 질문들이 사람들의 환호를 받을 것이다.

즉, 언어와 생각하는 법을 위한 교과들이 재조명을 받고 새로 생겨 날것이다. ‘나는 저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질문을 만들 수 있기 위해 인간의 심리, 사회 현상, 고전에서 얻은 깊은 통찰력 있는 콘텐츠들이 유행하는 시대가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에 맞는 감수성과 감각을 끌어낼 만한 철학, 언어, 심리학 등 과목들이 좋은 호응을 받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고교학점제와 맞물려 학습자가 문·이·공계를 구분 짓지 않고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해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챗 GPT를 포함한 초거대 인공지능 교육 활용 방법론과 교사들을 연수할 연구 인력들이 학교마다 배치될 것이다. 김혜영 외(2019)는 수행한 인공지능 챗봇에 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챗GPT 이전에 나온 ‘알렉스(Alax)’와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두 인공지능 챗봇만으로도 영어 교육 과정과 연계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86%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고 한다. 이들보다 훨씬 상위 버전이고 딥러닝이 가능한 챗GPT는 더 유의미하게 교육에 사용될 수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방법론적인 부분에 관한 연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리고 그 방법론을 연구하고 교사들을 연수할 교육기관 또는 연구원들의 필요성도 절실하다. 실제 부산 교육청은 3월부터 이미 전국에서 처음으로 챗GPT를 포함한 초거대 인공지능 활용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침서와 연수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 재정이 허투루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인공지능교육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이 학교마다 배치되거나 파견 나가는 형식의 인력들이 충원돼야 할 것이다.

무엇이든 무분별한 활용은 오용과 남용을 낳게 마련이다. ‘구슬이 서 말이더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처럼 아무리 좋은 인공지능 챗봇이 등장했더라도 이것은 교육용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잘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이 꼭 함께 설계된 채 시행돼야 한다. 이번 편에서는 윤리 교육 실행, 문과적 사고의 부활, 인공지능 교육 활용 방법론과 연수를 위한 전문 인력확충 등에 관해 이야기해 보았다. 다음 칼럼에서도 챗GPT를 교육에서의 활용할 때 유의할 점과 우리 교육 현장의 변화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겠다.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