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태 칼럼] ‘이해관계자’가 중요해지고 있다!
[김종태 칼럼] ‘이해관계자’가 중요해지고 있다!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2.11.29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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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은 인간이나 기업의 존립기반이고 지속 가능 성장의 발판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ESG 경영’일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촉발되기는 했으나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사회에서는 관련 이슈들을 논의해 왔다. 1972년 로마클럽에서 발표한 ‘성장의 한계보고서’, 2000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인 ‘다국적기업의 10대 원칙’, 2006년 유엔의 ‘6가지 책임투자원칙’(UNPRI), 2015년 유엔의 ‘17가지 지속 가능 성장 목표’ 등이 그것이다. 이런 이슈들과 관련 국내 기업들에는 ESG 경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최대 투자사인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Lawrence Douglas Fink)는 2022년 연례 서한에서 그들이 투자한 회사들의 CEO들에게 ESG 관련 메시지를 보냈다. ‘기후위기는 곧 투자 리스크’라면서, ESG 경영을 철저히 하라는 주문이었다. ESG 경영은 ‘공시의무’를 단계적으로 법제화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코스피 상장기업 등 어느 회사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SG 경영’과 관련한 키워드 중에 놓칠 수 없는 것은 ‘이해당사자들’이다. 2019년 미국의 200대 글로벌 기업의 CEO 181명이 ‘BRT(Business Round Table) 선언’을 했다. 핵심 내용은 기업의 존재 목적을 이제는 ‘주주들의 이익추구’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기업 목적이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명문화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종업원들의 급여만이 아니라 ‘종업원에 대한 투자’, ‘고객에 대한 가치 제공’, ‘협력업체와의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공헌),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 등 모두가 기업의 필수적인 목적이 됐다. 이전의 ‘주주에 대한 봉사와 이윤 극대화’라는 가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이런 발표 후 당시 언론에서는 이제 기업은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의 종언을 고하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로의 전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2022년 5월 국내 대기업 76개사 CEO들도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라는 이름으로 ESG 경영 관련 선언문을 발표했다. 여기에서도 ‘기업 외부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신뢰와 존중으로 윤리적 가치를 높이겠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주요 이해관계자는 ‘지구’

그런데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위키백과사전’을 참조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대상들이다.

(출처: https://han.gl/yKzYfa)
(출처: https://han.gl/yKzYfa)

그런데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대상이 하나 빠져 있다. 무엇일까? MIT 경영대 물류 및 공급망연구센터장이고, 세계경제포럼(WEF) 글로벌 아젠다 및 기업리스크 관리 자문위원인 요시 셰피(Yossi Sheffi) 교수는 이해관계자로 ‘직원’, ‘공급업체’, ‘고객’ 그리고 ‘지구’를 언급했다. 그렇다. ‘지구!’ 어쩌면 이것이 이해당사자 중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어느 기업도 피할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다.

첫째, 어느 기업이든 지구자원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라떼 한 잔의 가격이 책정될 때 이전의 비용계산 방식에서는 기후위기와 관련 지구자원 사용 비용은 계산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인류는 폭염, 폭우, 집중호우, 한파, 해수면 상승 등의 부메랑 비용을 혹독하게 지불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집중호우로 매출 2조 원의 피해를 봤다.

이처럼 지구라는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지 않으면 지구는 결국 기업이나 사람을 해치고, 공격하는 주체가 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이해당사자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둘째, 지구환경은 ‘생태시스템’ 혹은 ‘경제 시스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다윈(Charles Darwin)이 ‘종의 기원’(1859)에서 ‘공진화’(Co-evloution)를 주장한 이후, 진화생물학자 폴 에얼릭(Paul R. Ehrlich)이 1964년 처음으로 다시 이 용어를 사용했다. 매사추세츠 주립대 명예교수인 경제학자 새뮤얼 보울스는 세리CEO(SERI-CEO)와의 인터뷰에서 “생명체들이 다른 종들과 공진화하듯, 경제 주체들도 이제는 다른 이해당사자들과 상호 협력하지 않고 이기적이 되거나 경쟁으로 치달으면 살아남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협력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구환경’과 협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 기업이 근본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방향과 대상은 이해당사자들, 특히 ‘지구환경’이다. 지구환경은 인간이나 기업의 존립기반이고 지속 가능 성장의 발판이다. 각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상이 하겠으나 지구환경이라는 이해당사자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각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려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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