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한 지 보름밖에 안 된 리시 수낵 영국 정부 내각에서 초장부터 낙마자가 나왔다.

A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개빈 윌리엄슨 정무장관이 과거 보수당 동료 의원과 공무원 등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떠밀려 8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윌리엄슨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이런 의혹이 정부의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윌리엄슨 장관의 사직 의사를 받아들이면서 "그의 사임 결정을 존중한다. 그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와 가디언 등은 윌리엄슨 장관이 과거 갖은 폭언으로 직장 괴롭힘을 했다고 폭로했다.

윌리엄슨 장관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때 여성인 웬디 모턴 원내총무에게 "몹시 역겹다", "우리를 X(f---)되게 만들었다"는 등 심한 욕설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여왕 장례식장 참석 명단에서 자신이 제외됐다는 것이 욕설의 이유였다.

또 그는 과거 테리사 메이 정부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고위 공무원에게 "목을 그어 버려라"라는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 장관의 사임으로 수낵 정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앞서 수낵 총리는 전임자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실정으로 정권을 잡으면서 취임 일성으로 '진실성, 전문성, 책임성'을 정부의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윌리엄슨 장관이 기존에도 여러차례 논란의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수낵 총리의 인사 실패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윌리엄슨 장관은 이미 과거 정부에서도 2차례나 경질된 이력이 있다. 특히 이 중 한 번은 국가안보 관련 기밀을 누설한 의혹이 경질 사유였다. 윌리엄슨 장관은 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논란의 인물인 윌리엄슨 장관이 내각에 기용된 이유에 대해 "이번 총리 경쟁에서 수낵을 지지한 데 대한 보답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수낵 총리는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을 재기용한 것을 두고도 비난을 받고 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앞서 기밀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보낸 사실이 드러나 트러스 전 총리에 의해 경질됐으나 수낵 총리는 일주일도 안 돼 그를 장관으로 복귀시켰다.

브레이버먼 장관도 차기 총리 선출 과정에서 수낵 총리에 대한 공개 지지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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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