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진 기자]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팬들의 난동으로 129명 이상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축구팀 간 경기 후 수천 명의 관중들이 난입하면서 최소 129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양 팀 간 경기가 끝난 뒤 오후 10시께 발생했다.
경기에서 홈팀인 아르마가 3대 2로 패하자 4만 명의 관중 가운데 흥분한 아르마 서포터스 약 3천 명이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 내로 뛰어들었다. 아르마가 홈에서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패한 것은 23년 만의 일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자 경찰은 팬들이 선수들을 쫓아가지 못하도록 막았고 이 과정에서 최루탄을 쐈다. 이에 놀란 수백 명의 인파가 최루탄을 피하려 출구 쪽으로 달려가다 넘어지면서 깔렸다.
니코 아핀타 동부 자바주 경찰 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로 경찰 2명을 포함해 총 129명이 사망했으며 수백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경찰차 10대를 비롯해 차량 13대가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서 34명이 숨졌고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며 현재 약 180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 중에서도 계속 사망자가 나오면서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아핀타 서장은 "'싱고 에단'이라 불리는 팀의 서포터스 중 일부가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협해 최루탄을 쏘게 됐다"라며 "사람들이 이를 피하려고 10번과 12번 출구로 대피하다 뒤엉켰고 사람들이 깔리면서 사고가 벌어졌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 경기장의 수용 인원은 3만8천 명이지만, 이 경기의 입장권은 4만2천 장 팔렸다며 초과 입장 규모가 상당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는 이번 사고를 이유로 1주일간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문화체육관광부도 무관중 경기 진행을 검토하고, 축구장 내 안전 상황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이번 사고가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올림픽 예선전에서 328명이 사망한 사고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온 축구장 사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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