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물가 치솟는데…차마 올릴 수 없는 한 끼 밥값
밥상 물가 치솟는데…차마 올릴 수 없는 한 끼 밥값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22.06.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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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연 지 8년 만에 처음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어요. 그런데 주로 힘든 어르신들, 학생들이 찾는 곳이라…"
7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백반집에서 만난 직원 박영숙(71)씨는 "식용유도 채소도 값이 저번 달보다 20%는 오른 탓에 가게가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식당은 지난 1월 처음으로 6천원하던 백반 정식을 7천원으로, 8천원하던 차돌 된장찌개를 9천원으로 올렸다. 무료로 제공하던 공깃밥도 1천원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 이후에도 식자재값이 계속 폭등해 운영에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주로 가게를 찾는 손님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층이라 더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고유가 등 여파로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취약계층과 상대적 저소득층을 상대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김치찌갯집의 주방장으로 일하는 신모(60)씨는 "채솟값이 너무 올라서 어려운데 주로 자취하는 사람과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하다 보니 가격을 쉽게 올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인근 김밥집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다는 임선심(53)씨도 "우리 집은 저렴하게 많이 주는 게 특징이고, 주로 찾는 사람들도 인근 회사 직원들, 학생들, 자취하는 1인 가구다 보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기는 체감상 한 달 전보다 20% 이상, 계란도 10%는 오른 거 같은데 가격만 빼고 모든 게 다 오른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아버지와 함께 기사식당을 운영하는 이영목(37)씨는 "식자재값이 너무 올라 5개월 전에 올린 가격을 또 한 번 올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가 풀리면 가게가 더 잘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원자잿값이 너무 올라 사정이 더 안 좋다"며 "기사식당은 싸고 양 많아서 오는 곳인데다 동네 사정을 고려하면 가격을 1만원 이상으로 올리기는 또 어렵다"며 한숨 지었다.'

아동복지시설·무료급식소·요양병원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상대로 복지사업을 하는 시설들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취약계층을 상대로 무료급식사업 밥퍼나눔운동(밥퍼)을 하는 다일복지재단의 박종범 대외협력실장은 "전체적으로 식자재값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올라 굉장히 어렵다"고 밝혔다.

밥퍼 무료급식에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700명에서 1천명이 찾는다. 급식을 찾는 이들 대부분은 노인이나 노숙자로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박 실장은 "식자재값이 올랐다고 질을 떨어뜨리거나 음식을 줄일 수는 없으니 최대한 싸게 재료를 살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밥퍼는 그나마 비교적 잘 알려진 곳이라 덜 어렵지만 작은 규모의 무료급식소는 훨씬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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