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미중 악천후까지…세계 식량위기 우려 확산
우크라 전쟁에 미중 악천후까지…세계 식량위기 우려 확산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22.05.1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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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악천후'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국제 식량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전쟁으로 세계의 '빵 바구니'로 통하는 우크라이나의 경우 올해 밀 생산량 급감은 물론 농업 기반이 파괴됐고 러시아는 식량을 무기화할 태세이며, 여기에 악천후로 미국과 중국의 곡물 생산 감소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미국 곡물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면 곡물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 옥수수 파종률은 22%로 5년 전 같은 시기의 50%보다 크게 떨어졌고 콩(12%)과 봄밀(27%)도 5년 전의 24%, 47%의 절반 수준이다.

주요 곡창지대인 미 중서부의 경우 습하고 서늘한 기온이 지속돼 파종이 지연됐으며, 이는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이오와주 크레스코의 옥수수·콩 재배 농부인 제프 라이언은 "날씨가 좋아지지 않으면 수확량이 10∼20%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네소타대의 옥수수 농학자인 제프리 콜터는 "옥수수를 5월 12일 이후 심게 되면 수확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옥수수 생산 지역인 일리노이·인디애나·미네소타·노스다코타주 등지에서 지난 3개월 강수량이 평균 이상이었으며, 이로 인해 토양이 젖어 옥수수·콩 등의 파종이 늦어졌다.

이와는 달리 캔자스·네브래스카주 등지에선 가뭄으로 토양이 말라 파종에 애를 먹었다.

전미 밀 재배농협회의 챈들러 굴 회장은 겨울철 밀의 68% 이상이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봄철 밀은 과도한 수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미 농무부가 12일 세계 수급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의 신규 생산 감소가 예상돼 내년 곡물 수요가 증가하고 선물 가격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식량 위기 속에서 세계는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최대 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기 때문이다.

이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다음 달 중국의 겨울 밀 수확이 관심사라고 전했다. 수확량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인 중국이 곡물 매집에 나설 가능성이 커 가격이 더 뛰어오를 것으로 보여서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겨울 밀 수확량 감소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작년 가을 대홍수로 인해 토양이 물에 잠기는 등 밀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초 탕런젠(唐仁健) 중국 농업농촌부장은 대홍수 때문에 겨울 밀 수확량이 기록상 최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미 농무부는 중국의 밀 수확량이 작년보다 3%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문제는 중국이 식량 비축을 위해 곡물 매집에 나설지 여부다.

이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말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엄중하기 때문에 식량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항상 긴장해야 한다"면서 "더 많이 생산하고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농토를 초토화했을뿐더러 농장의 발전기와 컴퓨터 등도 약탈하거나 파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데사 항만 등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 경로도 파괴했다.

아울러 러시아 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최근 텔레그램에 "적들에게 식량이 수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글을 올려 식량을 무기화하려는 의지를 비쳤다. 러시아는 세계 밀 수출 1위 국가다.

NYT는 세계 곡물 가격이 지난해 7월 이후 80%가량 오른 상태라며, 곡물 가격 폭등세가 이어지면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올 한 해 동안 식량 위기에 처할 인구가 1억3천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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