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파워' 확인…민주, 주류세력 재편 본격화
'이재명 파워' 확인…민주, 주류세력 재편 본격화
  • 박준재 기자
    박준재 기자
  • 승인 2022.03.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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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4일 5월 출범하는 새 정부를 견제할 거야 원내사령탑으로 박홍근 의원을 선택한 것은 결국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당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표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결선투표 경쟁자였던 박광온 의원이 이낙연계 친문 인사였던데 반해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 전 지사의 신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점에서다. 이른바 명낙 대리전으로 불렸던 이번 선거전에서 의원들은 이 전 지사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 전 지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이 전 지사에 대해 이른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이런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당내 선거에서 이재명계가 선택받으면서 당내 주류 세력 교체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친문의 영향력이 퇴조하고 6월 지방선거와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계기에 이재명계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이해찬계 친문이라는 점에서 어느정도 균형점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방선거 결과 등에 따라 반작용이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이날 결선 투표에서는 박홍근 원내대표가 박광온 의원을 상대로 안정적으로 승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한때 166명(무효 1명)이 참여한 결선 투표에서 박 원내대표가 2표차로 신승했다는 소문이 일각에서 나오기는 했으나 실제로는 코로나 격리로 인한 온라인 투표까지 포함해서 21~22표 정도 차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21표 차이일 경우 박 원내대표가 93표, 박광온 의원이 72표를 얻은 셈이 된다.

2020년 원내대표 선거가 친문 인사간 대결로 진행되면서 이재명측 핵심인사인 정성호 의원이 9표밖에 받지 못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당내 민심이 2년 사이 크게 변화한 것이다.

당내에서는 선거 초반부터 박 원내대표의 우위를 점치는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그가 이 전 지사측 인사라는 점에 더해 그동안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을지로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가 적지 않은데다 개혁 색채가 박광온 의원에 비해 더 강하다는 평가가 있어서다.

1차 투표에서 10% 이상의 지지를 받아서 2차 투표에 진출한 박광온 박홍근 이원욱 최강욱 의원(가나다순) 가운데 친조국 강경파인 최강욱 의원이 받은 표는 결선에서 박홍근 의원에게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차에서 80표 정도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모임인 '처럼회'가 주도해 초선인 최 의원이 2차 투표에 깜짝진출한 것 자체가 당내 개혁 입법에 대한 표심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최 의원도 원내대표 선거 뒤 올린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개혁 의지와 에너지, 그 건강성을 입증해낸 의미 있는 결과"라면서 "반드시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검찰 왕국을 실현하려는 음모를 분쇄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계파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 초선 의원들의 표심도 박 원내대표에게 많이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당 초선은 전체 172석 중 절반에 가까운(46.5%) 80명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선에서 민심을 확인한 초선들이 지방선거와 다음 총선을 앞두고 개혁 성향의 이재명계 인사에 표를 줬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초선들은 민생과 개혁과제 완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박 의원이 민생 개혁에 앞장서 온 모습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박광온 의원도 적지 않은 득표를 하면서 당내 이낙연계 및 친문 인사의 영향력이 재확인됐다.

친문 의원모임인 '민주주의 4.0'에 50여 명의 의원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나아가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한 안규백 이원욱 의원 중 2차 투표에서 이원욱 의원으로 단일화를 했던 정세균계도 상당수가 결선에서 박광온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광온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특히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한 바 있다.

다른 의원은 "박광온 의원도 생각보다 표가 많이 나왔다. 어느 정도 세력 균형을 맞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당 노선이나 정책, 문재인 정부 평가 등의 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되면서 노선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 전 지사측 지지자들은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박 원내대표 지지를 호소하면서 박광온 의원을 거친 표현을 쓰면서 비판하는 문자 폭탄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서 투·개표가 생중계된 가운데 채팅창에서도 유사한 메시지가 반복적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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