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24) 서경석 장군의 "전투감각(Feel for Combat)" : 이 책을 마치면서
[연재칼럼](24) 서경석 장군의 "전투감각(Feel for Combat)" : 이 책을 마치면서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2.03.0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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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바로 전투현장의 감각을 후배 장병에게 전하는 데 있음

* 파이낸스 투데이는 월남전의 영웅 서경석 장군(예비역 중장)의 승락 하에 저서 '전투 감각(Feel for Combat)'을 연재합니다. '전투감각'은 월남전 파병 당시 소대장, 중대장 시절의 전투 현장 경험을 상세하게 기술한 서경석 장군의 역작으로, 현재까지 초급장교의 전투 교육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명저입니다. 월남전 파병 장병의 고뇌와 어려움, 전투 현장의 숨막혔던 순간을 더 많은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파병 애국 용사를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고 격려하자는 파이낸스 투데이의 취지에 흔쾌히 동의해 주신 서장군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연재를 시작합니다. 아울러, 머나먼 타국에서 뜻하지 않게 유명을 달리하신 애국 장병의 명복을 충심으로 빕니다. 사진 자료를 제공해준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에 감사하며, 참전자회에 독자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20수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선 마치 어제의 일처럼 기억이 생생하나 남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글로 표현하기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문필가도 아닌 형편이고 보니 이 많은 원고지를 메우기까지 무려 3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다.

보다 현장감 있게 전달하고픈 마음에서 해묵은 기록들도 뒤지고 때로는 사격장에 올라 연상되는 총소리 속에서 당시의 전투현장을 회상했고, 깊은 밤 숲 속에 홀로 앉아 그 밀림 속의 적과 부하들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고 쓰는 일이 어렵다기보다는 오히려 기쁨을 느낄 만큼 월남참전은 나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초급장교로서 값진 전투경험을 체득했고, 여러 면에서 부족한 내가 재구대대에서 군의 선배인 인접 중대장과 나란히 근무하는 영광을 가졌고, 주월한국군 최초의 ROTC출신 소총 중대장이란 명예를 얻었으나, 이를 지키기 위한 무거운 중압감 때문에 부하에게는 모든 정성을 기울였으며, 전투현장에서는 두려움보다 몸으로 부딪치는 용기를 키울 수 있었다.

호이안 보전 협동작전 [사진: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공]
호이안 보전 협동작전 [사진: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공]

196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가난을 해결하는 데 있었으며, 산업시설 기반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국내사정을 미루어 볼 때 파월장병이 송금한 막대한 달러는 우리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믿는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공산주의 팽창정책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연합군이 보여준 자유수호 의지는 월남이 비록 패망했더라도 공산주의 팽창정책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의 사회 일각에서 월남전을 평가하기를 미국의 용병이었다느니, 부도덕한 전쟁에 참여했다느니 운운하면서 매도를 할 때 슬픈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공산주의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당시의 국가적 상황을 무시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이글을 쓰면서 전투현장의 감각에 주안을 두다보니 마치 무용담을 자랑하는듯한 송구스러움이 앞서지만 사실 당시 우리 초급장교들은 세계에 그 위용을 과시할 정도로 용감하게 싸웠다.

환송
환송 [사진: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공]

또한 우리 후배 장병들도 싸워야 할 때가 되면 누가나 할 것 없이 전투임무를 훌륭하게 완수 하리라 믿는다.

다만 적을 능가할 정도로 영악한 기지와 고도의 전투감각을 부단히 습득해야 할 것이며 전투에 임할 시에는 매사에 겸허한 자세로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 만용을 부려서는 안된다.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바로 전투현장의 감각을 후배장병에게 전하는 데 있음을 다시 한번 밝혀둔다. 전쟁의 속성이 그러하듯이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부분에 한해서는 사실대로 적을 수가 없어 다소 완곡하게 표현하게 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어언 25년간의 군생활이 이 책을 통해 내 인생의 한 보람으로 남기를 바라며, 그때 밀림에서 나와 함께 싸우다가 이미 유명을 달리한 옛 전우들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본다.

 

1991년 5월에

저자 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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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022-03-16 20:30:03 (39.119.***.***)
감사히 읽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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