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 사람] 서울 교통의 전문가 성중기 서울시 의원(1)
[화제의 이 사람] 서울 교통의 전문가 성중기 서울시 의원(1)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2.02.07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 기사가 후배에게 넘어가면서 ‘화제의 이 사람’을 맡기로 했다. 후배가 사전 조사해 놓은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하는데 흥미로운 인물을 발견했다. 보통 인물을 선택할 때 나는 강자보다는 약자를 선택한다. 약간의 사명감 때문이랄까. 그런데 이 사람의 위치는 강자인지 약자인지 헛갈리게 만들었다.

강자인지 약자인지 헛갈릴 정도라면 그 사이에서 엄청난 줄타기, 일명 균형잡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줄타기를 하는 주인공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기자나 독자는 이런 쓰릴을 좋아한다. 이번 ‘화제의 이 사람’은 성중기 서울시 의원이다.

성중기 서울시 의원이 왜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서울시의원은 총 110명이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이 99명, 국민의힘이 7명, 민생당과 정의당이 각각 1명, 무소속이 2명이다. 의원 구성으로 보면 완벽한 약자다. 그런데 21년 4월 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다. 박원순 시장에서 오세훈 시장으로 바뀌었으니 시정에 있어서는 국민의힘이 집권당이 된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99대 7의 절대 약자에서 어떻게 버텼는지, 서울시 집권당이 되고 나서는 무엇이 바뀌었는지. 아니, 바뀐 것이 있는지부터가 궁금했다. 토로하고 싶은 점이 많은 분이었을까. 인터뷰 일정은 빠르게 잡혔다.

오 시장 당선으로 의정 활동하기 더 어려워져

박재균 기자(이하 기자) : 가장 궁금한 점은 작년(21년) 4월에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시의회에서 입지가 변한 점이 있는지입니다.

성중기 의원(이하 성 의원) : 변한 것이 있습니다. 시정 활동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기자 : 더 어려워졌다고요?

성 의원 : 네. 시장도 민주당, 의회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비판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상황을 봐가면서 비판을 해야 합니다.(웃음)

기자 : 아, 그런 의미에서요.

성중기 서울시 의원 [사진:성중기 의원실 제공]
성중기 서울시 의원 [사진:성중기 의원실 제공]

성 의원 : 상황을 재미있게 말씀 드린 것이고요, 시의회 활동이 더욱 빡빡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 오세훈 시장 체제가 되니까 다수당인 민주당이 시장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활동에 견제를 하는 분위기랄까요? 이전에는 소수당에 대한 배려라든지 집권당, 다수당의 여유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런 것이 사라졌습니다. 선거라는 것이 결국 민심의 반영이지 않습니까? 보궐 선거 결과를 보고 위기감을 느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을 때는 영화 대사처럼 ‘살려는 줄게’하는 여유를 부렸는데, 선거 결과를 보니 ‘이대로 가다가는 위험하겠다. 미리미리 견제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기자 : 위협이 될 것 같으니까 미리 밟아버린는다는 뜻인가요?

성 의원 : 하하. 시민의 선택을 받아 민주적 의회 활동을 하는 시의원끼리 그렇게 표면적으로 과격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고요, 견제의 강도가 올라간 느낌을 받는 것은 확실합니다. 오 시장에 대해 의회가 대립각을 강하게 세울 것이라는 점은 예상을 했습니다만, 현실에서 아주 강하게 드러났죠. 오 시장의 중점 사업에 대한 예산은 눈에 뜨일 정도로 삭감했고 최근에는 시장의 의회 발언도 일방적으로 의장이 중지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드는 등 의회의 완력을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소수당 의원으로 활동하려니 참 힘듭니다. 한편으로는 같은 당의 오 시장 방어도 해야겠고, 한편으로는 위원회 위원님들과 친하게 지내기도 해야 하고......

많은 수상 경력,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한 결과인 듯

기자 : 서울시 의회의 분위기가 어떤지 알 것 같습니다. 후배가 준 뒷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의원으로서 수상 경력이 상당히 많습니다. 최근 것부터 보자면 2021년에 제11회 대한민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우수의정대상, 제1회 대한민국 자치대상 지방의회 부문 수상, 대한민국사회공헌대상 의정대상, 대한민국 선한 한국인 대상에서 의정활동부문 광역의정대상 등을 받으셨고, 2020년에도 지방자치 행정·의정·경영·사회공헌부문 대상 수상 등이 있는데요. 이외에도 수상 경력이 많다고 들었는데 무슨 비결이 있습니까?

성 의원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 연락이 와서 상을 받으라고 하니 받으러 간 것입니다. 어떻게 심사를 한 것이냐고 물어보니 기자협회나 언론인연합회 등에서 심사를 했다고만 합니다. 그냥 제 생각인데요. 제가 소수당 의원이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조례안을 내거나 의정활동을 할 때 좀 더 목소리를 크고 당당하게 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것이 좀 영향을 주지 않았나......(웃음)

기자 : 에이,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목소리 크게 낸다고 상을 주겠습니까?

성 의원 : 사실 시정질문을 하거나 정책토론을 할 때 준비를 많이 하기는 합니다. 다수당의 경우 위원회에 같은 당 위원이 여러 명 있고 서로 자료도 공유하고 모자란 점이 있으면 서로 보완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혼자 해야 합니다. 토론을 하다보면 어느샌가 저만 공격받는 분위기가 되어 있는데 그걸 이겨내려면 정확한 자료와 주민의 현장 목소리로 방어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게 자료 준비를 많이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와서 발표한 것을 좋게 평가해서 상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 현장의 목소리라고 하셨는데 사례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성 의원 : 최근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공유형 전동킥보드라고 있지요. 개인형 이동장치로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면서 접근성도 매우 좋은 이동 수단입니다. 그런데 각종 사고와 불법 주정차 민원이 많아서 대책 마련이 시급했습니다. 저는 행정 감사에서 전동킥보드의 견인정책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전동킥보드를 불법으로 주차해 놓으면 견인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견인을 하면 견인료와 보관료를 모두 운영업체가 부담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무려 7억 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전동킥보드 스타트업 업체가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있겠습니까? 불법 주차한 킥보드를 견인하는 업체는 빨리 많이 견인할수록 돈을 버는 구조이니 불법 주차 전동킥보드를 보이는 즉시 견인해 가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전동킥보드 운영업체가 먼저 대응할 수 있게 통합콜센터를 조성하자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헬멧 착용이나 안전 교육을 통해서 전동킥보드의 사용이 점차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인데, 강압적인 정책으로 스타트업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기자 : 제가 스웨덴 스톡홀름에 2년간 특파원으로 나가 있으면서 시내에서 공유 전동킥보드를 가끔 사용했었습니다. 스웨덴은 어렸을 때부터 바퀴달리 이동수단을 탈 때는 무조건 헬멧을 쓰게 교육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전동킥보드를 탈 때도 헬멧을 씁니다. 저도 전동킥보드를 타게 될 것 같은 날에는 반드시 헬멧을 가지고 나갔고요. 스톡홀름 시내는 보도 이외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서 그곳으로만 전동킥보드를 탔던 기억이 납니다. 거기도 주차를 아무 데나 하는 것은 좀 문제였었습니다.

성 의원 : 전동킥보드의 주차에 관해서도 더욱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운영업체에는 이동 경로에 대한 데이터가 있을 테니 반납이 많은 구역에 전용 주차공간을 확보해서 반납을 용이하게 하거나, 초광역대 무선통신 교정 장치를 이용해 불법주차구역에는 아예 반납이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 개발을 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했었죠.

기자 : 제가 스페인을 갔을 때 본 것입니다. 킥보드 주차장 구역을 다른 색깔 페인트로 구분해 놨는데, 거기에 주차를 하면 무선으로 충전이 되는 시스템이더라고요. 참고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보통 ‘문제가 있다’, ‘이거 해결을 못하냐’ 비판은 많이 하지만,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연구를 많이 하시는 것 같긴 합니다.

서울시의회 내 최고의 교통 전문가로 자리 매김

성 의원 : 제가 서울시 교통위원만 8년째 하고 있습니다. 간선도로, 지선도로, 주차,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보행,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8년 동안 연구를 안 해본 분야가 없습니다. 보통 교통 관련 연구라고 하면 자동차 교통에 초점을 맞춰서 정체 해소나 교통사고 예방에 중점을 두는데, 저는 시각을 좀 바꿔서 보행자 안전과 편리도 강조했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사용 연령이 낮아져서 어린이도 많이 사용하는데, 보행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실제로 사고 사례도 있고요. 이런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교육시설의 교통안전교육 방법과 내용을 규정하는 개정조례안을 냈고 다행히 통과가 됐습니다. 그리고 ‘교통약자’라고 하면 노인도 포함이 되는데, 스쿨존 등을 통해 어린이는 신경을 쓰면서 장애인, 어르신에 대한 배려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그래서 복지관, 경로당, 도시공원, 전통시장 등 어르신과 장애인 통행 빈도가 높은 곳은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하는 개정조례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이 조례도 통과됐으니 보행안전시설물이나 보행보조시설 설치를 통해서 보행자 편의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자 : 원래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불편함을 알기 어렵고, 젊은 사람이 어르신 불편함을 생각하기 쉽지 않을 텐데요. 조례가 통과됐으니 교통약자에 대한 시설 개선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교통’하면 우리나라는, 아니 서울시 의원이시니까 서울로만 국한해도, ‘보행’말고 자동차, 지하철, 택시 등 대표적인 교통수단이 있지 않습니까. 이와 관련해서 의정활동 하신 것이 있다면 또 예를 들어주시죠.

성 의원 : 특히 제 지역인 강남구는 수도 서울의 간판 지역인 만큼 유동 인구가 많아 교통 민원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교통 관련 문제를 완벽하게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강남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적절히 잘 분배한다면 현재보다는 나은 교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가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가장 친환경적이면 수송분담률이 높고 정시성을 보장하는 그러면서 이용자의 비용이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은 무엇이겠습니까?

기자 : 지하철이 아닐까요?

성 의원 : 그렇습니다. 지하철입니다. 한 번 상상을 해보시자구요. 아침에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열차가 도착역에 멈췄습니다. 붐비던 열차에서 벗어나서 조금의 해방감을 느끼면서 개찰구로 올라가겠죠. 사무실로 가는 동안 깨끗한 공기로 가득 찬 푸른 숲을 지나고 싶으세요, 아니면 콘크리트나 타일 벽의 터널 같은 통로를 지나고 싶으세요?

기자 : 그거야 당연히 깨끗한 숲을 지나고 싶죠.

성 의원 : 그렇죠? 그런 당연한 걸 제가 제안한 겁니다. 지하철 역사도 보행구간이 긴 곳이 있습니다. 그곳을 숲처럼 만들어서 공원으로 꾸미고, 미세먼지 없는 청정지역으로 만들어서 지하철 이용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죠. 그러면 지하철 이용자가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지하철역을 친숙하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약속 장소로도 활용하고 문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면 자연적으로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겠지요. 이런 시너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거기에 서울은 땅값이 정말 비쌉니다. 지상을 확보하고 그곳을 밀어서 공원을 조성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재원이 무한대라면 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그래서 역 지하보도를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입니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실내에서도 식물이 잘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ICT를 이용해서 빛과 습도를 조절하면 오히려 실외보다 생육을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기자 : 말씀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보행자 관련 교통 쪽으로 다시 넘어가게 됐는데요.

성 의원 : 아무래도 요즘은 친환경, 저탄소, 녹색 성장, 다수를 위한 정책이 의정 활동의 기본이다 보니 자연스레 제 답변도 기우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차량 교통 문제 해결에 관련해서는 올림픽대로 지하화구간 연장을 제안하거나 장애인콜택시 운영방식 개선, 청담대교 유지보수 관리의 허점 지적,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추진, GTX 노선 개선 등과 같은 많은 활동 등이 있었는데,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나중에 말씀 드리게 되네요.

<2편에서 계속>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