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천년만의 대홍수...수위상승 속도 상상초월"
"유럽 1천년만의 대홍수...수위상승 속도 상상초월"
  • 박규진 기자
    박규진 기자
  • 승인 2021.07.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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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심화 불가피…대비체계 전면 개편 필요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박규진 기자]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이 큰 물난리를 겪으면서 대비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기록적인 촉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마을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고 주택이 폭격을 맞은 듯 부서졌으며 차량이 뒤집힌채 나뒤굴엀다. 기후변화로 '기록적인 폭우'가 반복될 가능성이 커서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BBC방송 등에 따르면 기상당국의 폭우경보는 지난 주말과 이번 주 초 이미 여러 번 나왔다.

독일 기상청은 사흘 전인 13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 걸친 아이펠과 모젤강 지역에 최고 등급 이상기후 경보를 내리는 등 여러 경로로 폭우를 경고했고 지역정부에도 대비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릭스 디치 독일 기상청 기상학자는 같은 날 유튜브에서 남서부 지역에 수 시간 동안 1㎡에 70L 이상 비가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홍수조기경보시스템(EFAS)에서도 지난 주말 경고가 나왔다고 한다.

EFAS를 설계하고 현재는 자문역을 맡은 해나 클로크 영국 리딩대 교수는 "폭우와 홍수가 오니 주의하라는 경보가 나갔다"라고 말했다.

EFAS는 2002년 엘베·다뉴브강 대홍수를 계기로 개발돼 2012년부터 운영됐다.

사전경보가 있었음에도 사망자가 100명이 넘게 나올 정도로 피해가 큰 이유는 무엇보다 폭우의 규모가 예상 밖이었기 때문이다.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접한 지역에 쏟아진 비는 100~150㎜로 평소 한 달 치 강수량 수준이다.

'물 폭탄'이 떨어진 것으로 100년만에 한 번 올 정도의 폭우로 평가됐다.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더 나아가 '1천년만의 폭우'라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우에 강과 하천 수위가 너무 빨리 상승해 손 쓸 틈이 없었다는 것이 당국들의 입장이다.

라인란트팔츠주 코르델시 메다르트 로트 시장은 일간 빌트에 "강 수위가 위험홍수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경보를 받은 뒤 긴급대응에 착수했지만, 수위가 너무 빨리 올라서 통상의 방법으론 소용이 없었다"라면서 "소방당국이 대응 조처를 마련한 지 3시간도 안 돼 모든 것이 물에 잠겼다"라고 말했다.

워낙 많은 비가 단시간에 내려 평소엔 범람할 위험이 없던 작은 강이나 소하천에서도 홍수가 일어난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경보가 전달되지 않았거나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클로크 교수는 "경보의 의도가 제대로 달성된 곳도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주민에게 경보가 전달되지 않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지역당국이 지역을 가장 잘 안다'라는 이유로 경보에 따라 어떤 조처를 할지 지역당국이 결정하도록 한다.

클로크 교수는 "여러 주의 다수 기관이 관여하는 파편화된 체계 때문에 (지역별로) 가지각색 조처가 이뤄졌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홍수를 일으킨 폭우가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 등 기후변화 결과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후계자로 꼽히는 아르민 라셰트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사적 규모의 재앙적 홍수를 겪고 있다"라면서 "독일을 기후에 안전한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독일은 두 달여 뒤 총선을 앞둬 '이상기후 대비'가 주요 정치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독일 서부 라인강 일대에 100년 만에 기록적인 9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지면서 한 달치 강수량을 웃도는 207mm가 내린 곳도 있다.

최소 81명이 목숨을 잃었고 1,300명 이상이 연락되지 않거나 실종됐으며 20만 가구의 전기사 끊겼고 통신 두절로 구조 작업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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