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it] 첫날밤을 훔치기 위한, 막기 위한, 기막힌 코미디! 연극 ‘휘가로의 결혼’

2010-10-29     편집국 강태영 기자

모차르트의 ‘휘가로의 결혼’은 18세기 이탈리아 코믹 오페라 양식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휘가로의 결혼’은 이중의 장치를 지닌 작품이다. 외피만을 본다면 ‘부부싸움의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터 안 네 명의 남녀를 보니 부부 두 쌍 같기도 하다. 중세 유럽인의 복장을 한 네 명의 주인공은 꽤나 익숙한 얼굴들이다. 브라운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었던 배우 이영범, 서인석이 시선을 잡아끈다. 

무엇이 즐거운지 중세 유럽 포스 넘치는 네 남녀는 환하게 웃고 있다. 고귀한 족속과 서민이 나란히 서서 짓는 능글맞은 표정에 위트와 풍자가 만연하다. 보아하니 젊어 보이는 이영범이 휘가로, 서인석이 백작이다. 남녀가 각각 있으면 늘 그렇듯 얽히고설킨 애정관계는 옵션처럼 따라붙기 마련이다. 네 명의 남녀가 어떤 관계일지 더욱더 궁금해진다.  

연극 ‘휘가로의 결혼’은 귀족이 존재하던 18세기 상류계층을 유쾌하게 비판한 명작 코미디로 극단 실험극장이 50주년을 기념해 공연한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품격 높은 풍자와 유머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휘가로의 결혼’은 당시 프랑스 제3계급을 대표하는 인물 휘가로의 웃지 못 할 결혼해프닝을 그린다.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를 비판했지만, 귀족들의 전유물인 살롱에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살아있는 날카로운 시선과 화법으로 시사하는 바가 컸던 원작을 노장 극단의 깐깐한 안목과 선택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시퍼렇게 날이 선 계급의식은 진중하고 깊이 있는 주제가 될 수 있다. 프랑스 혁명 이전에 쓰여진 희극의 정수 ‘휘가로의 결혼’은 젊은 시종 휘가로의 넘치는 기지로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귀족들의 횡포를 재치 있게 벗어나 빼앗길 뻔 한 사랑을 차지하며 상류층을 휘두르는 휘가로의 익살에 관객들은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림과 동시에 통쾌함을 맛보게 된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연극적 장치와 희극의 매력은 퇴색되지 않고 지금 이 시대를 확실하게 대변한다. 마음껏 웃어볼 수 있는 공연으로 이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처방전이 될 연극 ‘휘가로의 결혼’은 오는 12월 10일부터 12월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편집국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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