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 바우쉬를 추모하며, 피나 바우쉬 부퍼탈 탄츠테아터 ‘카페 뮐러’ & ‘봄의 제전’

2010-03-16     편집국

지난해 타계한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쉬의 대표작 ‘카페 뮐러’와 ‘봄의 제전’이 3월 18일에서 21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를 찾는다.

피나 바우쉬의 자전적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카페 뮐러’(1978)는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 ‘그녀에게’의 첫 장면으로 삽입돼 영화팬들의 눈에도 익숙한 작품이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텅 빈 테이블과 낡은 목재 의자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세 명의 남녀무용수들은 반복된 동작들을 통해 외로움과 공허, 소통의 부재를 그려낸다.

20세기 음악과 무용의 혁신적 상징 ‘봄의 제전’은 1913년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과 니진스키의 안무, 디아길레프의 발레 뤼스의 공연으로 초연됐다. 작품의 급진성과 이단성으로 엄청난 소동을 불러 일으켰던 이 작품은 1975년 피나 바우쉬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다.

검붉은 이탄(泥炭)이 두껍게 깔려있는 바닥 위에서 모였다 흩어지고, 뛰고 뒹굴기를 반복하는 무용수들은 야만적이고 거친 에너지를 발산해낸다. 특히 제물로 선택된 여성이 입고 있던 붉은 원피스가 흘러내리며 노출되는 가슴은 무참히 희생되는 피조물의 무방비성을 극대화한다.

1979년 무용단과 첫 아시아 투어를 통해 한국을 찾았던 피나 바우쉬는 ‘봄의 제전’을 통해 국내 팬들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전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의 예술감독이자 현재 포사이드 발레단의 안무가인 윌리엄 포사이드는 “피나 바우쉬는 무용을 근본적으로 재창조해냈다. 그녀는 지난 50년 동안 가장 위대한 혁신가 중 한명으로, 그녀 자신이 무용의 한 카테고리이며 그녀 이전의 탄츠테아터는 없었다”고 평한 바 있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고품격 경제지=파이낸스 투데이> FnToday=Seoul,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