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현금 보유량 1년새 62조 증가…삼성전자 40조↑

2023-10-11     김진선 기자

올해 상반기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이 1년전보다 62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연구소가 올해 지정된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78개 기업의 현금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총 294조8천2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6월 말의 232조5천918억원보다 62조2천336억원(26.8%)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1천136조3천612억원에서 1천189조2천233억원으로 52조8621억원(4.7%) 증가해 현금 증가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증가분의 64.8%는 삼성전자 몫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말 현금 보유량은 79조9천198억원으로 1년 전의 39조5천831억원 대비 40조3천367억원(101.9%)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1년 새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곳이다.

현대차는 20조7천777억원으로 4조6천483억원(28.8%) 늘렸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4조8천602억원으로 2조8천767억원(145.0%) 늘렸다.

SK에너지(1조8천442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6천271억원↑), LG화학(1조5천676억원↑), SK하이닉스(1조4천945억원↑), 삼성물산(1조2천496억원↑), 현대삼호중공업(1조151억원↑) 등도 현금 보유량을 1조원 넘게 늘렸다.

반면 현금 규모가 1조원 이상 줄어든 기업으로는 HMM과 KT가 있다.

HMM은 작년 6월 3조4천338억원에서 올해 6월 1조6천977억원으로 1조7천361억원(50.6%) 줄었고, KT는 2조8천217억원에서 1조8천55억원으로 1조162억원(36.0%) 감소했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대다수가 이익잉여금 증가액 이상으로 현금을 늘려 가용 자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불안정한 경제 탓에 기업들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