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성명] 왜 이제야 MBC 압수수색을 언론탄압이라고 말하는가

*본지는 다양한 언론계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소개하는 차원에서 타 매체에 잘 전해지지 않는 MBC노조 (제3노조)의 입장문을 원문 그대로 올립니다.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의 일환입니다. 편집자주

2023-05-30     김진선 기자

MBC 기자가 한동훈 법무장관의 개인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이 오늘 임 모 기자의 자택과 MBC 소속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언론사 기자가 범죄 혐의를 보도하는 게 아니라 피의자로 수사를 받는 상황은 참으로 불행한 사태이다.
 
그런데 언론노조 MBC본부는 경찰의 압수수색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한때 수사관 진입을 막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MBC 뉴스룸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그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을 모르고 들으면 언론노조가 언론독립을 정말 중요시하나 보다 생각할 듯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언론노조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2017년 12월 문재인 정권 때 검찰 수사관들이 MBC 사장실과 컴퓨터 서버 등을 압수수색하러 왔을 때 언론노조는 뭐라고 했는가. ‘언론탄압’이라고 했는가, ‘방송장악’이라고 했는가. 아니다.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입구까지 나와 수사관들의 길안내를 해줬다. 그때도 오늘처럼 언론탄압이라며 반발했으면 국민에게 진실성을 의심받지 않았을 것이다.

언론노조는 성명에서 “기자 개인의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MBC 뉴스룸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과잉수사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언론노조가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이 느껴지는 글이다.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유를 비판하려면 뭐라도 반박 근거를 대야 할 것 아닌가. 혹시라도 뉴스룸 압수수색으로 인한 언론사 기밀 유출이나 취재활동 위축 운운은 하지 말기 바란다. 사장실과 컴퓨터 서버를 압수수색할 때도 기밀 유출과 취재활동 위축을 우려하지 않았던 언론노조였다.

언론노조는 또 성명에서 “뉴스룸 내에는 특정 개인의 공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MBC 기자들은 소속 부서에 자기 책상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임 모 기자도 그러하다. MBC 뉴스룸 경제팀에 단 한 명의 조합원도 배정받지 못한 제3노조도 아는 사실인데 언론노조가 모를 리 없지 않은가. 대국민 성명에까지 이렇게 사실과 다른 내용을 넣어야 하는지, 혹시 거짓말하는 습관이 든 건지 참으로 안타깝다.

2023년 5월 30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