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 비장애인 임명에 강력 반발

: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등 29개 장애인 단체, 규탄 성명 발표

2023-03-17     최재경 기자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의 13일자 개방형 직위인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인사발령을 두고 장애계에서 즉각 반발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등 29개 장애인 단체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전 날 복지부에서 임명한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인사를 재검토하고, 이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의 경질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간 정부는 중요 장애인 정책을 추진하는 부처에 장애인 당사자를 임명하는 개방형 직위를 운영해 왔다. “이번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 임명된 자는 비장애인으로써 정부가 27년간 유지해온 장애인 당사자 채용 원칙과 인선 기준을 뭉개버렸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해당 직무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 장애인권리협약을 비롯해 장애인 편의증진 및 이동편의 등 업무 전반에서 고도의 장애감수성이 요구된다”며 “내정자가 비록 장애인을 위한 기관 및 시설에서 업무를 익혀왔다지만 그의 이력과 업무는 발달장애분야에 한정되어 한계성을 드러낸다. 포괄적 장애인정책을 이해하고 수행할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임명된 자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다른 불법시위와 집회 등으로 사회문제를 야기한 진보 운동단체에서 활동해 온 인사”라며 “장애인 정책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장애 감수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해야 함에도 전임자 조기 사퇴에 따른 후보자 채용 과정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낸 셈이다. 현 정부와 동반관계를 형성해 정책의 일관성을 추진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인물”라고 비판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복지부가 인사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들은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편향되지 않은 사고를 지닌 합리적인 원칙을 가진 인사로 선임돼야 한다”며 “본인이 직접 사퇴하든, 복지부에서 조치를 취하든 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건전한 의식을 가진 장애인들마저 시민들로부터 비난받지 않게 보호해야 할 책무가 정부 부처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성명에는 11개 단체가 소속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해 한국농아인협회,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 사회복지법제학회, 영롱회,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 한국카톨릭노숙인복지협의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밀알선교단, 한국사회복지법인협회,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 한국자선단체협의회,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 한국정신요양시설협회, 한국한부모가족복지시설협회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