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최씨 문중, "1395년 발급 600여년 된 조선 개국공신 상훈문서 기증"

2023-03-07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서울역사박물관은 7일 강릉최씨 대경공(흔봉)파 재경종친회에서 1998년 보물로 지정된 '최유련 개국원종공신녹권'(崔有漣 開國原從功臣錄券)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공신녹권은 고려·조선시대 공신에게 수여했던 상훈 문서로 신하의 공적과 포상내용을 기재해 특권을 증명한다.

강릉최씨 문중인 최유련은 고려 공민왕 때 관직인 문하시중평장사(門下侍中平章事)를 지낸 인물이다. 태조 이성계를 왕으로 추대해 조선 왕조 탄생에 기여한 공으로 1395년 개국원종공신에 봉해져 공신녹권을 받았다.

최유련이 받은 공신녹권은 종인(宗人) 최덕중(崔德重)씨의 자택에 보관돼왔다.

최덕중씨의 선조들은 한국전쟁 시기 공신녹권을 항아리에 넣어 마당에 묻어두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600여년이 넘도록 원형을 지킬 수 있었다. 1998년에는 조선 개국과 관련한 희귀 자료로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1282호로 지정됐다.

최유련 개국원종공신녹권에는 녹권을 받은 105명의 공신 명단과 포상 내역, 녹권 발급에 관여한 담당 관원 17명의 직위와 성명 등이 모두 208항에 걸쳐 적혀있다.

크기는 세로 31㎝, 가로 635㎝이다. 문서는 닥종이 9장을 붙여 제작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강릉최씨 종친회와 협의해 지난달 28일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

고화질 사진 파일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박물관 홈페이지(museum.seoul.go.kr)에 게시했다. 이어 유물 상태 확인과 보존 처리 등을 거쳐 이달 중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강릉최씨 대경공(흔봉)파 재경종친회 최은철 회장은 "선조께서 남겨준 소중한 문화유산이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하며 기증을 결심했다"며 "도난이나 유물이 손상될까 노심초사했었는데 이제 안심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역사박물관 김용석 관장은 "600여년을 지켜온 귀중한 문화재를 서울시민에게 주신 강릉최씨 문중의 큰 결심에 감사드린다"며 "기증유물을 시민이 널리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용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