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32) 산삼, 산양삼, 장뇌삼, 인삼의 생육환경
삼의 재배환경은 상당히 까다롭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분면하지만 주위에서 인삼을 재배하는 것을 보면 그리 까다롭다고만 단정지을 수는 없다. 몇 가지 생육조건만 맞춰주면 잘 생각보다 잘 자란다.
1) 온도
고려삼은 온도에 대한 적응범위가 비교적 넓은 식물이다. 고려삼이 자생 또는 재배되는 지역의 남방한계로 알려진 전라도의 월 평균 기온은 섭씨 -2℃에서 28℃이고 북방한계인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는 -24~21℃의 격차를 나타낸다. 이 수치대로라면 인삼은 -24~28℃의 환경에서 생육된다고 할 수 있다. 내한성(耐寒性)이 강한 식물임을 알 수 있다.
삼이 가장 활발한 광합성 작용을 하는 온도는 25℃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삼은 연평균 기온이 0~10℃ 사이인 곳에서 가장 잘 자라며 여름 기온이 25℃를 넘지 않아야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35℃가 넘으면 생리장애가 생긴다.
강수량은 남방한계의 월 평균 강수량은 최저 20mm에서 최고 300mm이고 북방한계는 최저 5mm에서 최고 110mm이다. 따라서 인삼은 월 평균 강수량 5~300mm 범위에서 생존할 수 있다. 우리나라 주산지의 평균 강수량은 1천200mm로 조사됐다.
2) 토양
삼은 pH 4, 5, 6 의 산성토양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의 인삼 주산지의 본포 토양의 평균 pH는 5.29로 밝혀졌다. pH 7(중성)이나 pH 8(약알카리성)에서는 6월 중순경에 잎이 황색으로 변하고 8월 중순에는 줄기와 잎이 고사하는 등 생육에 맞지 않는다.
뿌리의 크기도 pH 7, 8에서는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pH 3 이하의 토양에서도 인삼이 제대로 자라지 않는다. 이 같은 pH 조건이 갖춰진 토양 중 유기질 비료가 풍부하고 입자가 부드러운 사양토(砂壤土)가 삼이 자라는 데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3) 계절과 생장
삼은 봄에 줄기나 잎 등 지상부의 생장이 일단 완료된다. 잎이나 줄기의 무게가 고정되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합성된 물질이 뿌리에 저장된 후 가을에 지상부가 시들어서 한 계절의 생육을 마친다. 줄기의 생장은 3년생의 경우 4월 하순부터 5월 초순에 이르기까지 약 3주간에 완료된다. 삼은 연간 약 4개월 동안만 광합성을 하여 유기물질을 합성하여 뿌리에 저장한 후 지상부는 죽는다. 줄기와 잎이 죽은 후에도 뿌리는 호흡을 계속한다. 전해에 뿌리 속에 저장한 양분을 이용하여 이른 봄에 줄기와 잎의 생장을 빨리 완성한다. 지상부의 생장이 일어나는 기간 중에는 지하부의 중량이 감소한다. 이 같은 계절 생장이 해마다 되풀이되면서 인삼은 4 ~ 6년 사이에 가장 왕성한 상태가 되고 산양삼은 7~12년 사이에 가장 왕성한 상태가 된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인삼은 추위와 더위가 교차하는 계절적 환경에서 잘 자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삼의 질이 우수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 같은 기후적 요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알아보았듯이 삼은 생육환경의 폭이 넓다. 우리나라 어느 지방에서든지 잘 자랄 수 있는 생육환경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삼의 생육환경은 난의 생육환경과 유사하다. 난을 키워봤던 사람이면 충분히 삼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난이 자생하는 지역에서 삼의 생육이 잘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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