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성태, 이화영에...3억원대 정치자금과 뇌물 제공 진술 확보"

[정성남 기자]구속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 전 회장으로부터 대북 사업을 위해 이화영(구속 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3억원대 정치자금과 뇌물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이 대가성 있는 뇌물 공여에 대해 부인해왔던 그동안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쌍방울과 경기도 간 대북 사업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김 전 회장을 조사하면서 2018년 6월∼2022년 7월까지 이 전 부지사에게 건네진 법인카드 등 금품 제공에 대해 대가성이 있었다는 진술을 26일 확보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10월 쌍방울 측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허위 급여 등을 통한 3억2000만원의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지난 17일 체포됐을 땐 법인카드 제공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했었다. 설 연휴 기간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지자 당시 쌍방울이 대북 사업 특혜를 바라고 이 전 부지사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친분이 깊었던 점을 토대로 경기도의 대북 사업에 편승하기 위해 김 전 회장이 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이들 간의 '삼각관계'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6월 이 대표의 경기지사 선거 캠프에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고, 이 대표 당선 이후엔 대북 사업을 주도하는 평화부지사에 임명됐다.

이 전 부지사는 부지사 취임 직후인 2018년 11월부터 경기도 대북 사업에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와 쌍방울을 끌어들였다.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에 64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72억원)를 북한에 밀반출했다는 대북 송금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안부수 아태협 회장을 김 전 회장에게 소개한 것도 이 전 부지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과정에서 이 대표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가 제공하기로 했던 북한의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50억원을 대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의 대북 사업 추진과 이 대표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