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천화동인1호 명의신탁 약정서 확보...이재명측 지분 428억원과 관련 의심"

2023-01-03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실소유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천화동인1호 지분에 대해 ‘남욱 변호사가 명의신탁을 한 것’이란 취지로 작성된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천화동인 1호 지분 일부는 남욱 변호사가 명의신탁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작성된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어제(2일) 파악됐다.

명의신탁은 실소유주와 명의자가 다른 것을 의미하는데, 검찰은 대장동 일당끼리 명의신탁을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해당 문건이 천화동인1호에 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지분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설립한 유원홀딩스의 압수수색 자료를 다시 살펴보던 중 약정서 파일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파일에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인 김만배씨 소유로 알려진 천화동인1호의 지분 중 일부를 남씨가 명의신탁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약정서는 대장동 사건이 공개되기 전인 2021년 4월 작성된 것으로, 대장동 사업과 전혀 무관한 파일명으로 되어 있어 발견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대장동 비리를 수사하던 검찰은 대장동 관계자 A씨의 조사에서 약정서를 제시하고 추궁했다고 한다. 그러자 A씨는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수익금 지급을 미루자 불안해진 유 전 본부장이 2021년 4월 김씨에게 약정서 작성을 요구했으나 김씨가 거절한 것으로 안다”며 “명의신탁 내용이 담긴 약정서를 실제 작성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대장동 일당끼리 명의신탁을 할 이유가 없고, 더욱이 김씨가 이미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씨에게 명의신탁으로 천화동인1호 지분을 더 주지 않았을 거라 판단하고 해당 약정서의 내용이 이 대표 측에게 약속된 천화동인1호 수익 가운데 428억 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대장동 관계자도 “이미 민간수익자 지분 관계 정리가 끝난 마당에 김씨가 명의신탁까지 해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의 몫을 더 챙겨 줄 이유가 없고, 남 변호사도 차명 지분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는 대장동 수사 초기부터 제기돼온 약정서 의혹에 대해 여전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어서 천화동인1호 배당 수익 428억원에 관한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해당 약정서와 지난 2020년 4월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이모 대표가 작성해 남씨에게 보낸 내용증명이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에서 이 대표 측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해당 내용증명에는 “(이모 씨가)남욱에게 건넨 50억원이 이재명 성남시장 선거비용 등으로 쓰인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김씨의 대장도 수익을 숨겨준 혐의를 받는 김씨의 측근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와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이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1월 부터 김씨의 지시로 대장동 개발수익 245억원을 여러차례에 걸쳐 고액권 수표로 인출한 후 다시 수백 장의 소액 수표로 재발행 해 대여금고 등 여러곳에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