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월성원전 사건 "조기폐쇄 추진 지시한 바 없어"

2022-11-30     김현주 기자
백운규

[김현주 기자]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측이 '장관 지시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는 산업부 국장 진술을 반박하고 나섰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백 전 장관 측 변호인은 29일 대전지법 형사11부(박헌행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산업부 국장 A씨에게 "공소장에 백 전 장관이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의 지시를 받아 산업부 공무원들과 함께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기재돼 있는데, 장관으로부터 직접 이 같은 지시를 듣거나 받은 적 있느냐"고 물었다.

A씨는 "장관께서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으셔서 지시나 승인의 의미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에 백 전 장관 변호인은 "(보고를) 듣고 나서 가만히 있거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승인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고, A씨는 "상급자에게 보고한 부하직원으로서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백 전 장관은 채 전 비서관과 함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다.

두 사람은 월성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한국수력원자력에 더 이익인 상황에서 정부 국정과제를 신속 추진한다는 목표로 한수원에 조기 폐쇄 의향을 담은 '설비현황조사표'를 제출하게 하고, 이사회 의결로 조기 폐쇄·즉시 가동 중단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전 장관에게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한수원에 1천481억원의 손해를 입힐 것을 알면서도 부당한 지시를 내려 조기 폐쇄를 강행케 한 혐의(배임교사 등)도 지난 9월 추가됐다.

한편 A씨도 월성원전 자료 삭제를 지시해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검찰은 그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