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임하는 파우치, 고별 브리핑서도 '백신 타령'

파우치 "내 모든 것 다 바쳤다…내가 해왔던 일들 기억되길" 38년간 7명 대통령 거치며 미국의 '전염병 전쟁' 이끈 산증인

2022-11-23     인세영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이끌어 온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 마지막 백악관 브리핑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날 발표한 '6주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을 설명한 파우치는 고별 인사를 하기도 했다. 

올해 81세인 파우치 소장은 지난 1984년부터 38년간 NIAID 소장을 역임하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모두 7명의 대통령을 보좌해온 인물로, 그동안 미국 정부가 숱하게 벌여온 '전염병과의 전쟁'의 산증인이다. 

그러나 파우치 1인에 의해 좌지우지 됐던 전염병의 백신정책이 과연 성공적이었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오히려 파우치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비난은 생각보다 거셌다.  

그는 최근 100년 이래 최악의 전염병으로 꼽히는 코로나19 퇴치전에 있어서도 최전방을 지켰으나 무리한 백신 정책과 마스크 정책으로 갖가지 구설수에 올랐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의 일원으로서 대통령에게 대처 방안을 조언하고, 백신·치료제의 개발도 관장해 왔으나 지난 정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파우치 소장은 앞서 지난 8월 "내 커리어의 다음 장을 추구하기 위해 올해 12월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사임을 앞둔 시점에서도 "데이터를 보면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백신 효과가 매우 크다"며 "우리는 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파우치는 "내가 이 연단에서 드리는 마지막 메시지는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자격을 갖추는 즉시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맞지 않은 사람들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4배 낮다면서 다만, "다른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의 보호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다"며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파우치의 이와같은 발언은 제약사를 둘러싼 카르텔의 돈벌이를 위해 파우치가 마지막까지 립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우치 소장은 그동안 활동의 소회를 뭍는 질문에 "사람들이 내가 지난 세월 동안 매일 해왔던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며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 의학 고문이기도 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미국의 대응을 이끌었다.

이에 앞서 그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위기,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탄저병 공포 사태 등에 대한 대처도 주도했었다. 

그러나 중국의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했다고 알려졌던 2020년 당시, 파우치는 백신 연구소에 불법적으로 관여(투자)했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전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항상 제약사의 이익을 대변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때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처법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의 팬데믹 처방을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해고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파우치 소장은 은퇴 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면서 연방정부에서 나와도 앞으로 있을지 모를 전염병 퇴치에 계속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