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서해피격 감사'에 "위법 명확하면 국가로서 할 일 해야"

2022-10-14     김진선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3일(현지시간) 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감사에 대해 "법을 위반한 게 명확하면 그에 대해서는 국가로서 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우루과이·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을 순방 중인 한 총리는 마지막 순방국 아르헨티나로 향하기 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보우자 와이너리에서 진행한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그건 일종의 사법의 영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국방부, 국가안보실 등 9개 기관을 감사한 결과 검찰에 총 20명의 수사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한 총리는 특히 "야당과의 협치와 이것은 분리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것(조사 여부)이 협치의 전제 조건이 돼버리면 국가의 사법적인 절차를 무시하자는 것인가. 그건 이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남미에 와서 보니까 그런 게 중요하다. 우리가 아시아의 대표적 민주국가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데 우리가 그런걸 '적당히 하고 갑시다'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최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논란이 된 것을 두고는 "(이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게 아니고 보도가 언론에 계속 나오니까 '어떻게 된 거예요'라고 물은 데 대한 답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다만 "답을 한 사람이 적절한 답을 한 것인지 아닌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 사무총장이 문자 메시지에서 특정 언론 보도를 '무식한 소리'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은 것을 의식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이번 순방과 관련 "중남미가 이렇게 중요한 나라로 부각될 거라는 인식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전략 광물, 성장잠재력에 대한 평가가 싱가포르보다 늦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올해 1월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4개국 연합체인 태평양동맹(PA)의 첫 준회원국이 됐다.

그는 "이들 국가도 전부 한국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고, 한국도 하기에 어려운 것이 별로 없다"며 "한국의 경험 공유, 전문가 교류, 농업기술 교류 등은 우리가 진행하기에도 부담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2004년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한국과 칠레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주도했다. 이는 한국의 첫 FTA였다.

18년이 흐른 지난 11일 한 총리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회담에서 한-칠레 FTA 개선 협상을 올해 안에 재개하자는데 합의했다.

한 총리는 "우리 입장에서는 전략 광물에 대한 규칙도 넣었으면 좋겠고, 2004년과 달리 디지털 분야가 굉장히 달라졌으니 반영하면 좋겠다"며 "칠레도 더 수출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니 품목 하나하나를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민·동포 관련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 생산 인력들이 확실하게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다. 한 마디로 농촌 가서 소를 기르려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주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야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비자 제도를 바꾸고, 연세 드신 분이나 여성 인력이 더 생산적인 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복합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앞서 미국 휴스턴에서 진행한 동포 간담회에서는 현행 복수 국적 허용 연령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에 한 총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를 어느 정도 쫓아가 줘야 한국 금융시장에서 돈이 탈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노력과 관련해선 "이번에 방문한 국가들과의 회담에서 '누가 당신과 보편적 가치를 나누는지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비교해 민주주의가 발전한 한국을 높이 평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