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1%p 오르면 소비자물가 0.67%↑…안정대책 강구해야"

2022-08-23     김진선 기자

갈수록 치솟는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상승 전망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3일 발표한 '기대·체감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와의 관계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주요 생필품의 가격과 임금, 환율 등 주요 가격 변수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로, 지난 3월(4.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최근 고온·가뭄·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추석물가까지 더해지며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 심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연은 이어 2013년 1월∼2022년 6월 월간 자료를 이용해 기대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지수 사이의 상관계수는 0.76으로, 상호 밀접성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0.67%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추석이 있는 9월을 정점으로 이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경우 소비자물가는 9월 7.0%로 정점을 찍은 뒤 5% 후반대에서 6% 후반대를 유지하며 급등세가 꺾일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연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체감인플레이션부터 안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체감인플레이션이 1%p 오르면 기대인플레이션은 0.66%p 높아진다.

이와 달리 실제 인플레이션이 1%p 상승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은 0.06%p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대인플레이션 형성 과정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인플레이션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경연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대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체감물가 안정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돼지고기 등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된 생활물가 품목의 가격 안정을 위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한시적으로 소비세를 인하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추석 이후 물가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원·곡물에 대한 자국우선주의,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여건 악화 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요인으로 인해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체감물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품목에 대한 수급안정을 통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진정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