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에 허 찔린 트럼프 출마선언 앞당기나…공화당도 엄호

2022-08-10     인세영
마러라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자택 압수수색 이후 미 정치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연방수사국(FBI)이 백악관 기밀문서 불법 반출 혐의로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며 사법 체계를 무기로 활용하는 검찰의 직권남용이라고 비난한 뒤 "나의 2024년 대선 출마를 간절하게 저지하고 싶은 급진좌파 민주당원의 공격"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가운데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출마 선언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역시 압수수색을 맹비난하며 트럼프 엄호에 나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권력 탈환을 목표로 한 공화당으로선 자칫 선거전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FBI의 조처가 정치적 의도를 지닌 부당한 행위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FBI를 관할하는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을 향해 "법무부가 정치를 무기화하는 용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며 중간선거에서 다수석을 차지하면 이번 압수수색을 조사할 것임을 경고했다.

엘리스 스터파닉 공화당 하원 의원은 "조 바이든과 행정부가 정적을 상대로 법무부를 무기화한 데 대한 즉각적 조사를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고, 같은 당 조시 홀리 상원 의원은 갈런드 장관의 사퇴나 탄핵을 압박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고 중간선거를 100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압수수색은 매우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조차도 "미 역사상 어느 전직 대통령도 자택이 급습당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압수수색이 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법 행위 의혹이 있는 만큼 FBI 조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일이 아니라면서 FBI를 엄호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NBC방송에 나와 "우리는 법치를 믿는다"며 "심지어 대통령,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