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관리형.혁신형?...당권 주자들 각각 셈법 달라"

비대위 출범 이틀 앞둔 주말 '폭풍전야'

2022-08-07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틀을 앞두고 폭풍전야와 같은 주말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집권 초기 여당의 극심한 내홍 사태가 수습되고 당이 정상화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절차적 준비를 사실상 마쳤으며, 오는 9일 전국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안 및 비대위원장 임명 건을 의결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 한다.

전국위가 열리는 당일 곧바로 비대위원장을 임명해야하는 만큼, 임명권을 쥔 권성동 원내대표는 외부 일정 없이 비대위 인선에 집중하는 반면 이준석 대표는 오늘은 공개비판을 자제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으로는 계파 색채가 옅고 경륜이 풍부한 5선 주호영 의원이 우선적으로 거론되는데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내홍을 수습하는 역할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비대위 인선, 전대 개최 시기 등 아직 남아 있는 숙제를 고려할 때 당분간 갑론을박이 계속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비대위가 조기 전당대회 준비에 초점을 둔 '관리형'이냐, 아니면 당의 체질을 바꿀 '혁신형'이냐 등 콘셉트를 두고서부터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또한 비대위 출범 직후 즉각 전대 준비에 착수해 9~10월께 새 지도부를 뽑자는 조기 전대론과 정기 국회와 새해 예산처리를 마무리한 다음 내년 초쯤 전대를 열자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전대 개최 시기는 당권 주자들의 셈법에 따라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 문제다 보니 여권 내 차기 권력 구도와 맞물려 격론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혀온 김기현 의원 등 일부 당권 주자들은 조기 전대 개최를 주장한다. 집권 초반 부담스러운 비대위 체제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조기 전대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와 시기가 겹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내년 4월까지인 원내대표 임기 등 정치적 시간표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의 성격과 임기, 전대 개최 시기 등은 비대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와도 연결돼 있다.

한편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당 대표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 이준석 대표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이어가는 대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준비에 골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이 대표 지지 당원 모임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역시 집단소송과 탄원서 제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법적 소송에 들어갈 경우 더 큰 내홍이 불가피해 대응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복잡한 셈법 속에 친윤계든, 이 대표든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어 당내 긴장감이 최고조로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