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남미에서 연설 거부 당해

2022-07-21     인세영
파라과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남미의 대표적인 경제블록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화상연설을 하겠다고 제의했으나 거부당했다.

AFP, 스푸트니크 통신은  20~21일 파라과이 루케에서 열리는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앞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연설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메르코수르 지도자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찾고 있던 젤렌스키 대통령이 6일 정상회담 개최국인 파라과이의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대통령을 접촉해 연설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라울 카노 파라과이 외무부 차관이 전했다.

카노 차관은 "메르코수르는 합의로 결정을 내리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원국 중 어떤 나라가 반대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브라질의 반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세계 주요 국가는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등 각종 회의에 화상으로 등장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의 연설은 전쟁 초기만 해도 큰 호응과 기립박수를 받았으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도도 떨어지는 모양새다.

전쟁으로 인해 촉발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를 짓누르면서 전쟁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립' 입장을 고수하면서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이들 4개국은 남미 지역 인구의 70%, 국내총생산(GDP)의 68%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