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퀴어축제는 안돼"

2022-07-17     인세영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중단돼 오던 성(性) 소수자 축제가 16일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다시 개최됐다. 이에 따라 기독교계 등 보수진영에서도 반대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성 소수자에게 연대 의식을 표하며 사람들의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여러 기관과 단체의 부스가 설치됐으며 퍼레이드도 진행됐다.

인권단체를 비롯해 진보 진영 정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미국·캐나다·네덜란드 등 일부 주한대사관·대표부나 이케아 코리아 등의 기업들도 참여했다.

필립 골드버그(왼쪽)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해 13개 주한대사관·대표부에서는 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퀴어축제 반대단체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 본인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리면서 정상적인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행사 전 부터 주최를 허용한 서울시에 비난이 쏟아진 가운데 서울광장 맞은편의 대한문과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기독교·보수단체 및 일반시민들의 반대 집회가 열려 주최측 추산 10만명이 운집해 세를 과시했다.

퀴어축제에 참여한 1만여명의 10배의 숫자라 반대집회에 모인 것.

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축제 개최를 허용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 들은 "차별금지법은 무분별하게 성적소수자 또는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정상적인 사회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58개 중대를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했다. 퀴어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던 일부 참가자들과 반대 집회 참가자들 간의 말다툼이 간혹 벌어지긴 했지만,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찰은 행사 일대 혼잡을 막기 위해 서울광장 주변에 방어벽도 둘러치기도 했다.

한편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남자 며느리, 여자사위를 맞이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퀴어축제를 비판했다.

황 전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성을 주장하고 자유를 말하지만, 동성애는 가정과 윤리를 해체시키고 있다"며 "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한다지만, 가정 해체를 염려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퀴어축제가 열린 서울광장에 비가 내렸다. 본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에는 참가자가 적었고, 반대집회를 여는 시청앞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며 "신발이 젖고 속옷까지 비에 젖어도,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흩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