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토누스의 후예들 (1)

2008-11-10     편집국

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제우스에게 청하여 사랑하는 애인 티토노스를 불사(不死)의 몸으로 만들었으나, 불로(不老)의 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을 깜빡 잊었다. 티토노스는 확실히 불사의 생명은 얻었지만 불로(不老)까지 얻은 것은 아니어서, 해가 갈수록 늙어갔지만 결코 죽지는 않았다. 점차 쇠약해져가는 연인을 보며, 에오스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그를 돌로 만든 방에 가두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흐른 후, 다시 방문을 열어보니 티토노스의 모습은 그곳에 없고, "에오스! 에오스!"하며 구슬프게 우는 한 마리의 매미만 남았다고 한다.


 에오스가 영원한 생명과 함께 젊음도 그대로 간직할 수 있게 해달라는 간청을 했다면 인간 삶의 시나리오는 완벽했을까? 고령화 시대에는 많은 티토노스가 등장할 것이다. 경제적 준비 없이 노후를 맞는 사람은 잠재적 티토누스들이다. 그들은 소득 없이 진행되는 생활 속에서 경제적 곤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한숨쉬며 과거의 행위들을 후회할 것이다. 나아가 사회적 체계를 원망할 지도 모른다. 죽음 없이 노화의 쇠약함에 영원토록 시달리던 티토누스가 사랑하는 에오스를 원망했듯이. 그들이 많은 노인문제를 만들면서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은 여러 분야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예를 나 자신 혹은 내 가족에게 적용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피할 수 없이 맞닥뜨릴 현실이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는 경제적 변동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회지평을 만들 것이다. 부모 세대나 이전의 우리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사회를 경험할 것이다. 산업자본주의의 고도성장아래에서 사회적, 개인적 자산을 형성한 많은 베이비부머들은 이제 또 다른 제3의 물결 속으로 진입하고 있다.


 고령화의 사회적 측면은 암울하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노동력이 고령화되면서 경제성장이 위축될 것이며, 출산율의 감소와 함께 가족 부양부담이 증가하고, 가치관의 변화와 실질적인 필요에 의한 의료비의 증가, 연금제도와 연기금의 부족 등 노령인구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증가될 것이다.


 고령화의 개인적 측면은 먼저 한 개인의 평균수명이 늘어나 오래 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래 산다는 것은 과연 모든 이의 소망일까? 오늘 살아있는 우리에게 ‘내일’은 아무런 값없이 주어지는 공기와 같은 것이리라. 열심히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하는 이의 소망은 장수라기보다는 건강일 것이다. 우리는 장수를 열렬히 소망하지 않고 있다손 치더라도 장수로 가는 길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고 있다.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두려워하며,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말이다. 이제 우리 앞에는 단순히 수명의 연장으로서 장수를 바라기에 앞서 남은 수명의 가치와 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령사회 복판에 살고 있을 나의 미래에 대하여 경제적, 정신적 대비가 지금 여기에서 착수되어야 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노년의 비극은 늙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아직도 젊다는 사실에 있다고 했다. 그렇다! 노년의 비극은 늙어간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직시하지 못하는데 있다. 항상 젊어서 일할 수 있고, 건강하리라는 자만함에 노년의 비극이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전체적인 삶을 직시할 때다.   

박 윤희 재무상담사 님은 연세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시고 TOEIC TOEFL 강사 , CCIM 사무국장 등을 거치셔서 현재  메트라이프, 현대해상, 한국투자증권, G & E Advisors Korea(부동산 부문) 재무상담사로 일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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