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대규모 도시유적, 공사업체가 임의로 훼손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도 유명한 춘천의 유적지, 아파트 공사업체가 훼손 학술적 가치 풍부해 보존되어야 할 유적 파괴에 시민단체 강력 반발 "고발하겠다"

2022-06-16     인세영
2022년

강원도 춘천시에서 대규모 유적지 훼손이 현장에서 발각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 중도본부(상임대표 김종문)는 6월 15일 저녁 강원도 춘천시 기와집길31번길 일원에서 실시되는 고고학발굴조사(일명 준상이네집 선사유적지)에서 대규모 유적지 훼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유적지는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강준상(배용준)의 춘천 시절을 촬영했던 곳으로 '준상이네 집'으로 잘 알려진 지역이다. 일본에서 드라마가 방영된 뒤 2004년 6월부터 성수기 수백 명이 찾아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한류 유명 관광지였다. 일명 기와집골로 불리는 이 일대 재건축지구(5만3천㎡)에는 2024년 입주를 목표로 한 지상 26층 1천39가구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될 예정으로 있었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 대형 유적지가 발견되면서 방수천으로 씌워놓고 지형 지물을 보존 중이던 곳이다.

춘천시

중도본부 김종문 대표는 비가 오는  (6월15일) 현장 유적지  상태를 방수천 상태를 점검하던 중 공사업체의 굴삭기들이 기 발굴된 대규모 도시성곽 등 집석유구들과 선사시대 유구로 예상되는 문화유산들을 파괴하고 있던 장면을 포착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굴삭기 3대 등 인부들은 퇴근한 상태였으며 2022년 6월 16일 아침 다시 공사를 재개하면 발굴된 매장문화재의 훼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6월 12일 방수천이 제거됐던 문화재 위에 일부 방수천이 재설치 된 것으로 보아, 공사를 위해 발굴된 문화재를 파괴하여 유적지를 축소하려는 의도로 예상됩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훼손된 유구들은 성곽과 도로 등 과거 존재했던 도시의 흔적으로 예상된다." 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굴현장은 한때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세를 떨쳤던 '준상이네'집이 위치한 부지로 2021년 아파트 재건축 공사중 매장문화재가 발견되어 정밀발굴조사가 실시중이다. 

시민들은 "준상이네집에서 선사시대 도시가 발굴됐다면 한류열풍으로 겨울연가를 사랑했던 인류의 관심을 얻기 쉽고, 규모와 밀집도도 대단하여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함에도 아파트건축을 위해 불법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국익을 위해서도 용납이 되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 약칭: 매장문화재법 ) 제1장 총칙 제1조(목적)에는 “이 법은 매장문화재를 보존하여 민족문화의 원형(原形)을 유지ㆍ계승하고, 매장문화재를 효율적으로 보호ㆍ조사 및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4조(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의 보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이하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라 한다)은 원형이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보호되어야 하며, 누구든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을 조사ㆍ발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2022년

또한 국가기관이나 국가단체라 하더라도 함부로 매장문화재를 훼손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리고 허가 없이 매장문화재를 발굴한 자, 이미 확인되었거나 발굴 중인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자, 매장문화재 발굴의 정지나 중지 명령을 위반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일단 매장되어 있는 유물이 훼손되고 있는 현장이 포착된 만큼 관계 당국은 현장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공사 중단 등의 조치를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본부를 비롯한 문화재보호 관련 시민단체들은 춘천시 기와집길31번길 일원에 공사와 발굴조사 중단할 것과 언론과 중도본부가 참여하는 현장점검을 할 것, 유적지의 학술적 가치와 훼손의 정도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또한 유적지 훼손이 확인되면 사업관련자들 형사고발하고 파괴된 문화재를 복원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