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90원 뚫었다... 연고점 경신

코로나 초기인 2020년 3월 19일 이후 가장 높아 한은 "필요하면 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2022-06-14     전성철 기자

14일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부터 급등하며 연고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1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6.8원 오른 달러당 1,290.8원이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5원 오른 1,291.5원에 개장한 뒤 개장 직후 1,292.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소폭 하락한 뒤 1,29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5월 12일 장중에 세운 연고점인 1,291.5원을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시기인 2020년 3월 19일(고가 기준 1,296.0원)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외환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초반 한국은행의 구두 개입성 발언도 나왔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긴급 시장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할 때 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전날에도 구두개입을 내놓았으며, 실개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시장의 예상보다 급격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면서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

연준이 오는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인상)이 아닌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연준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은 1994년 이후로 한 차례도 단행된 적이 없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기침체 공포가 번지며 간밤 뉴욕증시도 급락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우려가 위험자산 매도 랠리로 연장됐다"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이탈세 역시 가속화될 것이며, FOMC 정례회의 결과 확인 전까지 달러 매수세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1,290원대에서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점과 당국의 대응 등은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2.24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953.34원)에서 8.9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