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크림반도 물 대는 운하 재개통…"침공 목표 달성?"

2022-06-10     이준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인 크림반도에 물을 대는 운하를 확보해 재개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댐 건설 뒤 줄곧 말라있던 북크림 운하에서 다시 물이 흐르는 모습이 관측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크림반도로 운하를 따라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북크림 운하의 재개통 사실을 확인했다.

북크림 운하는 소련 시절 건립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강에서 메마른 크림반도까지 약 400㎞에 걸쳐 물을 공급하는 데 쓰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자 모래주머니와 진흙으로 댐을 지어 운하를 막아버렸다.

크림반도로 내려오던 물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멜론, 복숭아 경작지 등지로 대신 공급됐다.

이 때문에 크림반도 주민들은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렸고 수돗물이 끊기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북크림 운하 차단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항할 얼마 되지 않는 무기 중 하나였다.

작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 병력을 증강해 침공을 준비할 때 운하 재개통은 러시아군의 주요 목표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에 헤르손을 점령하고 운하를 막는 댐을 폭파했다.

또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와 자국의 영토를 육로로 연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을 점령하는 데 전력을 집중해 왔다.

NYT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육로에 핵심적 역할을 할 우크라이나 기간시설 하나가 복원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