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진 '고자기' 고재현, 황선홍호 8강서도 골냄새 맡을까

2022-06-09     장인수 기자

 

'고자기' 고재현(대구)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도 드디어 '골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고재현은 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전반전 선제 결승골을 책임져 한국을 1-0 승리로 이끌었다.

고재현의 골 덕에 황선홍호는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의 이번 대회 첫 득점이기도 하다.

대회 전부터 고재현의 발끝엔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일취월장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FC 팀내 득점 1위는 세징야(5골)가 아닌 6골을 기록 중인 고재현이다.

리그 전체 득점 순위에서도 아마노, 엄원상(이상 울산)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라있다.

고재현은 데뷔 시즌인 2018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대구에서 한 골도 못 넣었던 선수다. 이후 K리그2(2부 리그) 서울 이랜드에 임대돼 두 시즌 동안 2골씩, 총 4골을 넣었을 뿐이다.

그야말로 득점력이 '일취월장'한 것이다.

고재현의 '결정력'을 계산해 보면 더욱 놀랍다. 슈팅(10개) 대비 득점 비율이 40%나 된다. '원샷 원킬'이라 할 만하다.

그보다 리그 득점 랭킹에서 상위에 있는 무고사(22%·인천), 조규성(20%·김천), 주민규(21%·제주), 레오나르도(27%·울산)보다 월등하게 높은 슈팅 대비 득점 비율을 자랑한다.

고재현의 결정력이 높은 것은,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대구 경기를 보면, 고재현의 발에 자석이라도 달린 것처럼 보인다.

동료의 빗맞은 슈팅이나 상대 수비를 맞은 공이 고재현 발 앞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본능적으로 골이 터질 지점을 찾아가는 고재현을 두고 대구 팬들은 '고자기'라는 별명을 붙였다.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을 앞세워 '주워먹기 골'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탈리아 골잡이 필리포 인차기에 빗댄 별명이다.

여기에 미드필더 출신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이 더해지면서, 고재현은 한국 축구에서 전에 보기 힘들었던 유형의 골잡이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고재현은 이날 태국전에서는 전형적인 '라인 브레이킹'으로 득점했다. 상대 수비라인을 뚫어내고 타이밍 좋았던 조영욱(서울)의 침투 패스를 간결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다재다능해지는 고재현을 황선홍 감독은 물론 대구 팬들도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대로 쑥쑥 자라난다면 A대표팀 승선도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황선홍호는 12일 오후 10시 파흐타코르 경기장에서 8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D조 2위인데 현재 일본이 해당 순위에 있어 '한일전' 성사 가능성이 있다.

고재현이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경기에서 또 한 번 '골 냄새'를 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