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솔로몬제도 고위급 대표단 급파 맹비난

2022-04-20     이문제

미국이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한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하자 중국이 협정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의 솔로몬제도 방문 소식을 전하며 "호주가 중국과 솔로몬제도의 안보협정 체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자 미국 고위 관료가 협정을 무효화시키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초강대국 고위층의 보기 드문 방문'이라고 비아냥 섞인 비판도 했다.

피지에 위치한 랴오청대 태평양제도 연구센터의 양훙롄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호주의 냉전적 사고방식 속에서 남태평양 국가들은 항상 그들의 뒷마당이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며 "그들은 군사력으로 섬나라를 통제하는 것이 영향력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훙 화동사범대 호주학센터 교수도 "미국과 호주는 솔로몬제도를 지속적으로 압박했다"며 "이것은 솔로몬제도에 대한 내정간섭이자 중국 외교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중국 정부도 미국 고위 관료의 솔로몬제도 방문 소식에 양국 협력을 방해하려는 시도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솔로몬제도의 미국 대사관은 29년 동안 폐쇄됐다"며 "갑자기 태평양 섬나라를 방문하려는 목적이 섬나라에 대한 관심이냐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긴장을 과장하고 진영대결을 부추기는 것은 이 지역에서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며 "태평양 섬나라들은 누군가의 뒷마당이나 바둑알이 아니고, 협력 동반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중국이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서자 솔로몬제도에 커트 캠벨 조정관을 대표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 포위망을 구축,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그동안 미국의 뒷마당으로 인식됐던 솔로몬제도에 중국 해군 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협정 체결이 완료될 경우 안보상 위험이 된다고 보고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