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최악 홍수 사망자 341명으로 늘어…수재민 4만여명

2022-04-15     김건희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남부 콰줄루나탈주에서 역대 최악의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341명으로 늘고 수재민도 4만723명에 달한다고 현지 eNCA방송이 14일(현지시간) 저녁 보도했다.

남아공 정부는 콰줄루나탈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따라 많게는 수억 랜드(수백억 원)의 자금이 투입돼 복구 작업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앞서 사망자 수는 306명으로 알려졌으나, 일가족 전체 등 수십 명의 실종자가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새로 발표된 총 사망자 341명 가운데 대다수인 301명은 더반항을 포함한 에테퀴니 광역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콰줄루나탈주 재난관리부 대변인은 이번 홍수 피해가 콰줄루나탈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국가재난관리센터 수장인 음마파카 타우는 전날 밤 정부 관보를 통해 이번 홍수를 공식적으로 주(州) 재난으로 선포했다.

이번 주 남아공 제1의 물동항 더반항을 비롯한 콰줄루나탈에 최소 60년 만에 최악의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가 발생하고 항구 기능이 중단됐다.

또 도로가 유실되고 6천 채 이상의 주택이 파손됐다.

외신에 따르면 학교도 262곳이 침수 등 피해를 보고 이 와중에 학생 18명, 교사 1명이 숨진 것으로 교육부 당국에 의해 파악됐다.

더반 항구 선적 기능 등은 지난 12일 중단됐다가 13일부터 점차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정부는 홍수로 인한 예비 피해 집계액을 3억9천500만 랜드(약 331억 원)로 추산했다.

국방군이 동원돼 구조와 청소 작업에 투입됐다. 구호 요원들이 산사태 등 피해 지역에 접근하려고 해도 도로와 다리가 유실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에선 수재민 2천100명을 수용하기 위해 대피소 17곳을 설치한다고 했지만 수백 명은 터전을 잃고 홈리스 신세다.

비공식 주거지에서 그나마 있던 양철집마저 홍수에 휩쓸려 간 주민들은 "침대도, 아무것도 없다"고 호소했다.

수재민들은 특히 최장 나흘간 물과 전기가 끊겨 고통을 받고 있다. 주 당국은 복구에 일주일은 걸릴 것으로 보면서 인내를 당부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해 경찰이 섬광 수류탄을 던져 해산했다고 현지매체가 전했다.

당장 식수가 없는 주민들은 절벽처럼 유실된 도로 단면에 위태롭게 돌출된 파손 파이프에서 식수를 구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사전에 폭우 경고를 받지 못했다고 원성을 토로한 가운데 시흘레 지카랄라 주지사는 방송에 "지금은 누구 탓을 하기보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대응에 단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남아공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말 콰줄루나탈에 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은 거의 매년 열대폭풍 사이클론 피해를 보는 인접국 모잠비크나 짐바브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도양에서 생성되는 폭풍으로부터 면제돼왔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이 같은 홍수 피해가 더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