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당국자 "北 담화로 긴장연출…한미훈련 도발구실 삼을 것"

2022-04-08     장인수 기자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은 7일(현지시간)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담화가 고도로 연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는 긴장 조성을 위해 연출된 조처라며 북한이 조만간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의 구실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긴장 환경을 조성하고 긴장 고조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이용하길 원할 것"이라며 김여정의 최근 담화를 거론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미사일 발사 징후 시 원점 타격' 발언에 대한 막말 담화를 내놓은 데 이어 5일엔 남측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오면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사일러 담당관의 언급은 북한이 사실상 추가 도발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긴장을 고조시킨 뒤 한미연합훈련을 핑계 삼아 실제로 도발하려는 것이란 분석인 셈이다.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의 이러한 수사는 한반도 긴장 고조가 북한이 원한 게 아니라 단순한 어떤 결과라고 주장할 때 썼던 연출 또는 선전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을 도발 핑계로 활용해왔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과거 대화에 복귀했던 사례들 역시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을 수 있다면서 실제로는 핵 프로그램 등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합의와 파기를 반복해왔다며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이 조금씩 진전될 때마다 비핵화를 논의 가능한 주제로 생각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그러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안의 길이 있다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