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곡물 수출 '빗장'…"자국 공급 우선"

2022-03-10     김현주 기자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밀 등 주요 곡물에 대한 수출을 금지했다고 AP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만 레셴코 우크라이나 농업식품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연말까지 밀, 귀리, 수수, 메밀, 설탕, 육류, 가축 등의 품목 수출을 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레셴코 장관은 "핵심 식량에 대한 수출 금지는 우크라이나 내 인도주의적 위기를 예방하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주요 곡물을 자국에 우선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정부 회의에서 "러시아 곡물은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국내 업계에 먼저 공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식품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빵과 생필품 가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저금리 대출, 파종 지원 등 농업인에 대한 지원책도 발표했다.

미슈스틴 총리는 서방 제재로 인한 러시아 내 혼란은 단시간에 끝날 것으로 전망했다.

AP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제한이 유럽·아프리카·아시아의 식량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과 보리 수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AP는 설명했다.

두 국가에서 수출되는 밀은 주로 빵이나 면, 사료 원료로 사용된다.

곡물 수출이 급감할 경우 레바논이나 이집트 같은 국가는 식량 안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식량 가격은 전년보다 20.7%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60%가량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