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리튬 가격 올해 240%↑

2021-12-14     김현주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뿐 아니라 스마트폰 배터리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원료여서 기업들의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 5∼11월 사이 두 배로 뛰었다. 올해 전체로 보면 가격 상승폭이 240%에 이른다.

현재 리튬 가격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이 업체는 밝혔다.

리튬 가격이 치솟은 것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때문이다.

직전 몇 년간 낮은 리튬 가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신규 투자가 감소한 것이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리튬 채굴은 환경파괴 우려에 따른 주민 반대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인허가 과정 때문에 단기간에 늘리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신규 사업에 많은 시간과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리튬의 공급과 수요 사이에는 미스매치가 종종 발생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리튬 배터리 생산 1위 국가인 중국에 맞서 미국 내 리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낮은 비용과 축적된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국과의 경쟁에 애를 먹고 있다.

리튬 가격 급등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시름을 깊게 할 전망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평균 가격은 최근 10년간 처음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년 동안 전기차 제조사들은 낮은 배터리 가격에 힘입어 내연기관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최근 리튬 업계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신규 투자가 잇따르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려면 몇 년 더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씨티그룹은 최소 내년까지 리튬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오는 2025년 리튬 생산량이 소비량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