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첨단 반도체 생산 보조금 법제화…1호는 대만 TSMC"

2021-11-08     전성철 기자

일본 정부가 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을 마련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다음 달 임시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마련 중인 법안에는 일본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다.

첫 지원 대상 기업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될 전망이다.

TSMC는 구마모토현에 22∼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14일 발표한 바 있다.

내년부터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4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TSMC는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TSMC와 같은 반도체 생산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수천억 엔(수조원)을 확보해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기금을 만들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보조금 지급의 조건으로 안정적인 생산과 투자·기술개발 지속 등을 상정하고 있으며, 일본 내 반도체 공급이 부족할 때 증산에 응하도록 하는 조건도 고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경제안보 차원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산업보조금 관련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도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수출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보조금 등은 WTO 협정 위반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레드 보조금'이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보조금은 위법성 판정이 필요한 '옐로우 보조금'에 해당한다는 견해가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운용에 따라서는 외국으로부터 WTO에 제소될 위험이 '제로'(O)인 것은 아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