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경 "국내 철강사 ‘2050 탄소중립’에 68조 부어야"

포스코, 석탄 고로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는데 68.5조

2021-10-01     최동근 기자
[사진=한무경

- 수소환원로 가동 위한 그린수소 구입비 연간 43.1조
- 전기로 운영 위한 전력구입비 3.5조
- 한무경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 하락 및 산업쇠퇴 우려”

[최동근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데 68조 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이 포스코로부터 제출받은 ‘포스코 2050 탄소중립 선언 및 현황’자료에 따르면, 탄소중립을 위해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高爐)를 수소로 쇳물을 뽑는 수소환원로로 전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68조5,000억 원이라고 1일 밝혔다.

한 의원은 국내 철강사들이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따르기 위해서는 현재 석탄 기반의 환원 공정을 수소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기존 고로 수명과 그린수소(탄소 배출 없이 생산한 수소) 여건 등을 고려해 2030년 중반부터 국내 총 12기(포스코 9기, 현대제철 3기)의 고로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때 총 68조5,0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비 투자에 29조 원, 철거 비용을 포함한 매몰 비용이 36조 원, 연구개발 비용 3조5,000억 원 등이다.

수소환원제철로 전환 시 운영유지비도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에 따르면 수소환원제철 전환 시, 연간 조강 3,800만 톤 생산을 위해서는 370만 톤의 그린수소가 필요하다. 현재 그린수소가 kg당 1만3,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그린수소 구입비만 연간 48조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석탄 구입비의 약 8배 수준이다.

또한 수소환원제철을 위해서는 전기로의 추가 설치가 필수적인데, 기존 석탄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마저 활용할 수 없어 제철소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전량 외부 에너지에 의존해야 한다. 이를 위해 3.7GW 설비용량의 전력이 필요하며, 전력구입비로 최소 약 3조5,000억 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출처=한무경

그린수소와 그린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해외에서 생산된 수소의 수입·수출을 위한 항만 인프라 구축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는 자신들이 필요한 그린수소(370만 톤)을 생산하기 위해 태양광 및 풍력단지를 조성할 경우, 충청북도 면적(7,400㎢)의 2배 이상의 토지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무경 의원은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전환 및 운영·유지비로 천문학적인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며 “경제성에 대한 고려 없이 수소환원제철을 시작한다면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력 하락 및 산업쇠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