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국민 다수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반대"

2021-09-03     편집국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진짜 돈'이 되는 엘살바도르에서 국민 다수가 비트코인의 법정통화화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엘살바도르 센트랄아메리칸대학(UCA)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분의 2 이상이 정부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결정에 '매우 반대'(22.7%)하거나 '반대(45.2%)한다고 답했다.

국민 1천28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비트코인 법정통화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7.8%에 그쳤다.

지금이라도 관련 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도 66.7%에 달했다.

중미 엘살바도르 국회는 지난 6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7일부터 기존 공용 통화인 미국 달러와 더불어 비트코인도 법화 지위를 갖게 된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 전도사'를 자처하며 송금 수수료 절약 등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다.

 오히려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과 범죄 악용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며 수도 산살바도르에선 연일 비트코인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일반 국민이 비트코인에 대해 정확한 이해도, 관심도 없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응답자 10명 중 2명은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했고 나머지 중 7명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UCA는 전했다.

비트코인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것이냐는 질문엔 65.2%가 "전혀 관심 없다"고 말했고, 비트코인이 법정통화가 돼도 계속 달러만 쓰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71.2%였다.

비트코인 통용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누구일 것이냐는 질문엔 부자(35.8%), 외국 투자자(21.5%), 정부(14.8%) 등을 꼽았고, 일반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은 5.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