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투표지 유효성 검증 일정 또 묵묵부답

2021-07-16     인세영

선거무효소송이 전국적으로 200건이 넘게 제기되어 있는 가운데, 대법원의 사법절차 진행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선거무효소송의 스모킹건이 사법부의 이유없는 늑장처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15일 총선 결과발표 이후 즉각적으로 제기되었던 각 지역의 선거무효소송과 당선자무효소송들은 1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무런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원래 선거무효 소송과 같은 긴급한 소송건은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줘야 하는 법이 있음에도 사법부는 별다른 이유없이 사건을 처리하지 않았다. 

인천연수구을 지역 단 한곳만 재검표 기일을 진행했을 뿐이며, 이마저도 재검표 (6월28일)에 이은 투표용지에 대한 유효성 검증이 20일 가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중이다. 

재판부는 6월 28일 재검표 당시 정규 규격에 맞지 않는 투표용지, 엉뚱한 도장이 찍힌 용지, 서로 붙어 있는 용지 등 무효표로 의심되는 수천장의 용지 중에서 단 200여표만 무효표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효표 처리한 바 있다. 

변호인단은 곧바로 투표지의 유효성 검증을 요청한 바,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투표용지가 실제 투표에 쓰인 원본인지를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재검표 당일 무효표로 분류된 279표 이외에 모든 표의 유효성을 검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후로 벌써 20일이 지나도록 투표지의 유효성 검증 기일은 잡히지 않고 있다. 

가짜투표지로 의심이 가는 용지가 수 천장 나왔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유표성 검증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데도, 천대엽 주심을 비롯한 대법관들은 묵묵부답이다. 

소송당사자인 민경욱 전 의원을 비롯한 시민들이 대법원 앞에서 투표지 유효성 검증 기일을 어서 잡아달라는 1인 시위가 연일 펼쳐지고 있는 이유이다. 

시민들은 대법원이 별다른 이유없이 사법절차를 미루고 있다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4·15총선 연수구 을 선거 무효소송 원고대리인단(이하 소송대리인단)’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선거 무효소송에 필수적으로 분석·검토돼야 하는 주요 증거의 인멸로, 마땅히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송대리인단은 “대법원은 감정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현재 대법원의 감정에 관한 석명에 따라 감정 범위와 방법을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시민들을 대신하여 대법원에 향후 진행 일정에 대한 질의를 했으나 답변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인천연수구을의 선거무효소송을 맡고 있는 판사들은 천대엽 주심을 비롯해서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