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네" 불법도박 자금도 부동산 시장에…운영자 등 38명 검거

2021-06-28     장인수 기자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에서 9천억원대 도박 사이트를 운용한 일당이 범죄 수익을 부동산에 넣어 두 배로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

흥청망청 범죄 수익을 탕진하던 모습이 아니라 수익금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범죄 조직 모습이 "요즘 트렌드"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28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따르면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등 38명을 검거해 17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이 운영한 불법 도박 사이트는 모두 2개다.

주범 A씨가 운영한 S 도박사이트와 A씨로부터 사이트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B씨가 운영한 V 도박 사이트가 있다.

판돈 기준으로 측정된 9천억 범죄 규모 중 S 사이트가 8천억원을 차지하고 나머지 1천억원은 B씨 사이트가 차지한다.

실제 운영 추정 수익금은 S사이트는 200억원, V사이트는 40억원이다.

수익금 행방이 모호한 S사이트와 달리 V사이트 운영자 B씨가 범죄 수익을 운용한 방식이 주목을 끈다.

B씨의 행태는 '넣으면 두 배'라는 투기장이 된 최근 부동산 시장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한탕 수익'을 흥청망청하던 범죄조직이 투자를 생각할 정도로 투기판이 된 것이다.

부산경찰청 한 관계자는 "요즘 범죄 수익들이 비트코인이나 부동산 자산에 몰리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당한 수익으로 구매해 폭리를 취하지만, 투기와 투자의 모호성 때문에 처벌 할 수 있는 법령은 없다.

수사팀은 해당 자금이 부동산을 살 때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세무조사를 의뢰하고, 범죄 의지를 꺾고자 몰수·추진 보전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