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해 김태현 검찰 송치 "뻔뻔하게 눈뜨고 숨 쉬는 것도 죄책감 들어"

2021-04-09     정지영 기자

[정지영 기자]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24)이 9일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며 심경을 밝혔다.

김 씨는 이날 검찰로 송치되는 도중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뻔뻔하게 눈뜨고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면서 "살아 있는 것도 정말 저 자신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옆에 있던 경찰에게 “잠깐 팔 좀 놔 달라”고 한 뒤 “제가 다 일일이 답변 못 드릴 거 같은데 이 부분 양해 구하고 싶다. 죄송하다”고 말을 건넸다.

취재진이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김태현은 “지금 하겠다”며 무릎을 꿇었다.

김태현은 ‘(방송)화면을 보고 계실 어머니에 할 말이 있나’고 묻자 “정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마스크를 벗어 줄 생각이 있는지 묻자 잠시 마스크를 벗어 턱수염이 거뭇하게 나온 민낯을 보여 줬다. 이어 ‘변호 거부할 거나’, ‘추가로 할 말 없나’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채 오전 9시2분께 호송차를 타고 검찰로 향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김 씨에게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이날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있던 김 씨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다.

김 씨는 지난달 23일 근처 슈퍼에서 흉기를 훔친 뒤 모녀 관계인 피해자 3명의 주거지에 침입해 이들을 차례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전까지 피해자 중 큰딸을 지속해서 스토킹했으며 범행 이후 큰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