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로비' 윤갑근, 압수수색 전 문건 제목 수정

2021-04-07     편집국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재개를 위해 우리은행에 청탁한 혐의로 기소된 윤갑근 전 고검장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청탁 증거로 해석될 수 있는 문건의 제목을 수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고검장의 재판에서 "피고인은 2019년 7월 이종필 라임 부사장 등과 만난 후 '라임자산운용 펀드 재판매 요청서'라는 문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건은 지난해 11월 검찰 압수수색 10일 이전에 '라임자산운용 펀드 문제점 검토'로 제목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도 당시 작성한 문건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제목을 변경한 것"이라며 "정상적인 법률자문 계약이 아니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은 "문서 제목 수정은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한 것"이라며 "부정 청탁과 관련된 문건이었다면 진작에 없앴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7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메트로폴리탄그룹 김 회장으로부터 "우리은행장을 만나 펀드를 재판매하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법무법인 계좌로 2억2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윤 전 고검장이 계약 체결 후 실질적인 자문 활동을 한 적이 없다는 메트로폴리탄 직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윤 전 고검장이 받은 돈이 자문료가 아닌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변호인은 "계약 당사자인 김 회장은 피고인과 맺은 계약이 정상적인 자문계약이었다는 사실확인서를 검찰에 제출했다"며 "당시 회사의 배임 등 형사적인 이슈가 있어 법률 자문을 체결했고, 민·형사 소송 참여 관련 논의를 했다고 사실확인서에 적혀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우리은행장을 만난 후에도 라임 펀드 판매는 재개되지 않았다"며 "2억2천만원이 청탁의 대가였다면 메트로폴리탄은 이를 돌려달라고 했을 텐데, 그런 요청을 한 사실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