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우리는 교통방송 임무 다했다"식 주장..언론사상대 소송 남발

2021-03-28     인세영

TBS교통방송이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TBS교통방송(대표이사 이강택)은 지난 1월6일 폭설이 내린 날 재난방송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하여 TBS를 비판한 본지 파이낸스투데이에 대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1천만원을 보상하라고 소송을 걸어왔다. TBS는 같은 사안으로 중앙일보와 이데일리에도 같은 소를 제기했으며,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도 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TBS가 파이낸스투데이와의 소송을 제기하기 전 부터, 편파적인 정치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서울시민의 혈세 400억을 지원받으면서 교통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엉뚱한 정치방송을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TBS가 복수의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 남발하고 있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월6일은 오후 부터 갑작스런 폭설이 내려 도로가 빙판길이 되고, 여의도에서 분당까지 무려 6시간이 걸리는 등 서울 경기 일대 도로가 아수라장이 된 날이다. 당시 본지를 비롯하여 이데일리, 중앙일보 등은 이혜훈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 재난방송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교통방송TBS에 대한 비판 기사를 낸 바 있다. 

TBS측은 자신들은 충분히 교통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했으며, 기존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방송으로 전환해서 시민들에게 교통정보를 전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TBS는 1월6일 퇴근시간대에 틀어주는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아닌밤중의 주진우" 등의 정규방송을 그대로 내보냈으며, 익일인 1월7일 오전 출근시간대에 방송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도 그대로 방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방송으로 전환하여 길바닥에서 5-6시간씩 발이 묶여있는 시민을 도와줘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평소 프로그램을 그대로 진행하였다는 뜻이다. 

물론 심야 시간대에 긴급편성을 했을 수 있으나, 이미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는 시민들은 6-7시간의 고통을 겪고 대부분 귀가한 후였다. 퇴근 시간에는 정신이 없어 긴급방송 편성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다음날 오전 출근길에는 정규방송인 김어준의 뉴스공장대신 재난 긴급편성을 했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TBS의 홈페이지에는 긴급편성에 대한 편성 변경 공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설로 교통대란이 발생한 퇴근길과 출근길에 방송된 TBS의 프로그램은 재난방송의 주요 요소인 적시성과 실효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재난방송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이날 TBS가 공개한 다시듣기를 토대로 출퇴근 시간대의 방송인 이승원, 주진우, 김어준의 방송을 분석해 보면 재난방송이라고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TBS 역시, 퇴근시간에 방송되는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와 출근시간에 방송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아예 재난방송으로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 TBS가 당일 재난방송이었다고 주장하는 "아닌밤중의 주진우" 역시, 시점, 형식, 내용 그 어떤 측면에서도 적절한 재난방송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듣기 분량 44분 35초 중에 음악(21분 35초), 자가격리 중이던 원래 진행자 주진우의 정치 넉두리(4분53초), 선물소개(1분 31초), 임시진행자인 가수 이한철의 한담 및 각종 공지(1분) 등 폭설과 무관한 내용들이 주종이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등 퇴근길과 출근길 방송은 아예 폭설에 따른 시민의 불편을 고려한 멘트는 많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민의 혈세 400억을 지원받으면서,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편파적인 방송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TBS교통방송이, 정치인의 발언을 인용 보도한 복수의 언론사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남발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이 바뀔 확률이 높아지고 TBS가 궁지에 몰리니 현실감각이 떨어진 것 같다." 라는 의견과 함께 "TBS가 본연의 임무는 수행하지 못하면서, 한줌도 안되는 극성 지지자를 등에 업고, 오히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을 길들이려 시도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TBS교통방송의 정치방송화에 따른 우려와 서울시 세금 400억 지원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만약 TBS가 주 업무인 교통정보 전달에는 관심이 없고, 기존대로 편파적인 정치 편향 방송을 할 거면 우선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400억 지원금 부터 끊어야 한다." 라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오세훈 서울 시장 후보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세훈이 당선하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못 듣게 되느냐'는 질문에 “TBS 설립 목적이 있다. 교통·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김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시라”고 강조했다. 

본지는 TBS가 소송을 먼저 걸어온 만큼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며, TBS가 서울 시민의 세금을 지원받는 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정치편향적인 진행자의 편파적인 방송을 통해 특정 정치 성향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자세하게 분석 보도할 방침이다. 또한 출연진의 보수가 정상적으로 매겨져 있는지, 서울시 지원금 400억이 정상적으로 지출이 되었는지 심층 취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