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온도 이탈 백신 폐기 안하고 그냥 사용" 백신 기피 심화

2021-02-25     인세영 기자

방역당국은 경기도 이천물류센터에서 제주도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적정 보관 온도를 이탈한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폐기하지 않고 사용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오늘(25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어제 회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전량 폐기하지 않고, 추후에 다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반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상 2∼8도에서 냉장 보관하고 유통해야 하며 얼리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데 어제 (회수된) 백신의 경우에는 보관 온도에서 약 0.5도 정도 벗어난 상황이었고, 또 동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런 것을 종합해볼 때 백신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백신이 이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관 온도의 범위를 벗어난 백신이 인체 내에 들어갔을 경우,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책임감 있는 방역당국의 처사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해 독감백신을 접종하고 사망자가 속출했을 때도 독감 백신과 사망자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발표만 계속 했을 뿐, 구체적으로 증거를 제시하면서 사후 대책을 충실히 제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독감백신도 운반차량의 냉동에 문제가 생겨 백신 보관과 유통에 크게 문제가 된 바 있었다. 

이처럼 방역당국의 백신 보관과 잦은 실수로 인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더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보관 온도를 이탈한 백신은 방역 당국이 맞으면 되겠네" "백신이 부작용도 있다고 해서 맞지 않으려 했는데, 방역당국의 일처리를 보니 더욱 백신을 접종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라는 글들이 올라오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양 반장은 "(차량) 출발 전 수송 용기 내 온도를 상세하게 확인하고 작업장 관리자와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다시 확인하는 등 콜드체인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국민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