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텍사스 '중대 재난' 선포...최악 한파로 60여 명 사망

미 텍사스 한파에 1천800만 원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

2021-02-21     정재헌 기자

[정재헌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20일, 겨울 폭풍과 한파로 대규모 정전 등의 큰 피해를 본 텍사스주에 중대 재난 선포를 승인했다고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밝혔다.

이번 승인에 따라 텍사스주의 피해 복구를 위해 연방정부의 예산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게 됐으며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 거처 마련과 주택 수리 비용, 저금리 대출 등의 지원책이 여기에 포함된다.

미국 최대 석유·가스 생산지인 텍사스에서는 이상 기후로 정전 사태가 벌어지면서, 주민의 절반 가까이가 제대로 수도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주 전역의 발전소가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19만 5천 가구 이상은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한파로 미국 전역에서 6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텍사스주에서만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때아닌 한파로 큰 고통을 겪었던 미국 텍사스 주 일부 주민들에게 이번엔 '전기요금 폭탄'이라는 후폭풍을 맞았다.

현지 시간 20일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 일부 주민들에게 한 달 치 전기요금으로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2천만 원 가까이 부과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알링턴에 사는 타이 윌리엄스는 이번 달 1만 7천 달러, 우리 돈으로 1천881만 원에 달하는 전기 요금 청구서를 받았다.

미국의 전기요금은 변동 요금제를 사용하는 데 변동 요금제는 전기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특히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전기 공급이 부족해지자 평소 메가와트시(Mhw)당 평균 50달러 정도이던 요금이 9천 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력회사 '그리디'는 고객에게 가격이 폭등할 수 있으니 고정 요금제가 적용되는 다른 전력 서비스로 갈아탈 것을 안내했다고 해명했지만, 대규모 정전 사태 속에 다른 전력 업체를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